3조 규모 페루 전차·장갑차 수출…남은 과제는
현지 생산 물량·부품 조달 비율·조립시설 투자비율 등 최종 계약 협상 관건
2025-12-10 14:41:32 2025-12-10 16:23:46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K2 전차와 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 총괄합의서 체결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호르헤 자파타 페루 조병창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에르네스토 알바레스 페루 국무총리,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 페루 국회의장,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세사르 디아스 페루 국방부장관, 세사르 브리세뇨 페루 육군 총사령관, 오스왈도 까예 따예도 페루 육군 총참모총장, 호르헤 아레발로 페루 육군 군수사령관, 최종욱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 (사진=현대로템)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현대로템(064350)의 K2 전차와 K808 차륜형 장갑차가 페루에 수출됩니다. 규모는 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과 유럽에 이어 중남미에도 K-방산 열풍이 불고 있지만 최종 계약까지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10일 정부와 현대로템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육군본부에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호르헤 자파타 페루 육군조병창(국영방산기업 FAME) 대표, 세사르 브리세뇨 페루 육군총사령관이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 장갑차 141대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총괄합의서(Framework Agreement)에 서명했습니다.
 
총괄합의서에는 품목, 물량, 예산 등 사업의 핵심 사항이 구체적으로 담겼으며 내년까지 현지화 계획, 교육훈련, 군수지원 등을 포함해 이행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현지 조립·생산시설 구축, 교육훈련·후속 군수지원 패키지 등을 포함해 계약 규모는 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각에서는 K2전차 계약 규모만 19억달러(약 2조79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도 들립니다.
 
중남미 지역 방산 수출 중 최대 규모이며, 이행계약까지 성공적으로 체결되면 K2 전차가 유럽을 넘어 중남미 지역에 최초로 진출하는 사례가 됩니다. 
 
정부와 현대로템은 내년 상반기 중 이행계약 체결을 목표로 남은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페루가 국가안보와 국방 기술 강화를 위한 군 현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한 만큼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행계약 협상은 폴란드 수출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행계약 협상 과정에서 일괄 공급을 할지, 아니면 두 차례 이상 나눠서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공급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일괄 공급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총괄합의서에 현지화가 명시된 만큼 현지 생산 물량도 정해야 하고 이를 이행할 현지 생산시설도 구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페루 측은 당장 현지 생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미 지난달 기아자동차의 다목적 소형전술차량(KLTV) 생산공장이 준공했지만 전차와 장갑차를 조립·생산할 규모가 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화를 위한 전차·장갑차 생산시설이 새로 지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 됐든 총괄합의서에 현지 생산시설 설립이 포함됐고 현대로템이 투자를 약속한 만큼 큰 들에서 전차·장갑차 생산시설 설립을 위한 투자 비율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현대로템 입장에서는 K2 전차 물량이 54대이고 이 중 일부를 현지에서 조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시설투자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 물량과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은 물론 전차·장갑차 조립시설 투자비율이 앞으로의 협상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페루의 국가 경제와 방산 발전에 이바지할 예정"이라며 "페루 측과 함께 조립공장을 구축하고 생산 공정 일부를 현지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로 페루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관계자는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가 페루에서 원활히 전력화될 수 있도록 장비 획득과 운용 전반에 필요한 교육훈련, 군수지원 사항들을 폭넓게 지원해 장기적으로 페루가 중남미 지역의 방산 허브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와 관계기관의 세심한 지원을 토대로 K-방산의 또 다른 역사가 될 이번 총괄합의서를 체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유일 전차 생산 기업의 사명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매진해 국정 과제인 방산 4대 강국 진입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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