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대기업 집단의 직원 수가 최근 1년 새 3만3000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에서 10만명 이상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그룹 중 삼성과 현대차는 일자리가 늘었지만, SK와 LG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이 넘는 92개 대기업 집단의 2023~2024년 고용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들 그룹 내 국내 계열사 3301곳의 직원 수는 187만2346명으로 전년(183만9299명) 대비 3만3047명 늘었습니다. 특히 고용 증가율은 1.8%로 전년(3.1%·5만5919명)과 비교해 1.3%p 감소했습니다.
조사 대상 92개 그룹 중 최근 1년 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46곳이었고, 41곳은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5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됐거나 직원 수에 변동이 없었습니다.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쿠팡’이었습니다. 쿠팡은 2023년 8만4702명 수준에서 지난해 9만9881명으로 1년 새 직원 수가 1만5179명 늘었습니다. 이어 한진그룹이 같은 기간 2만8378명에서 4만1470명으로 1만3092명 증가했습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7774명)과 에어부산(1462명) 등이 편입된 영향입니다.
쿠팡과 한진을 제외하고 고용 증가 인원이 1000명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삼성(6477명↑), 현대차(6188명↑), HD현대(2834명↑), CJ(2780명↑), 한화(2378명↑), 한국앤컴퍼니(2343명↑), 이랜드(2191명↑), 동국제강(1827명↑) 등입니다.
반면, SK그룹은 2023년 11만4950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10만8301명으로 6649명 줄었습니다. 고용 감소율은 5.8% 수준입니다. SK그룹 국내 계열사 고용 인원도 감소세입니다. 지난 2022년 14만449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인원이 줄어들다 지난해 10만명대로 주저앉았습니다. 2년 동안 줄어든 고용 규모는 1만6000명을 웃돕니다. CXO연구소는 “SK그룹이 리밸런싱 차원에서 일부 계열사를 다른 회사로 매각하거나 통합하면서 전체적으로 직원 수가 줄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LG그룹도 2023년 15만4941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14만9459명으로 5482명 줄었습니다. LG이노텍(2609명↓), LG디스플레이(2225명↓)에서만 1년 새 각각 2000명 넘게 직원 수가 감소했습니다.
기업별로 지난해 기준 직원 수가 1만명이 넘는 기업은 30곳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12만3411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10만명을 넘었습니다. 이어 쿠팡풀필먼트서비스(7만8159명), 현대차(7만5409명), 기아(3만6338명), LG전자(3만6005명) 등 순이었습니다.
그룹 전체 고용 규모 역시 삼성이 가장 많았습니다. 삼성은 지난 2017년 24만2006명에서 지난해 28만4761명으로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20만3915명), LG(14만9459명), SK(10만8301명), 쿠팡(9만9881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 중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과 함께 고용 20만명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16만6925명에서 2021년 17만4952명, 2022년 18만8891명, 2023년 19만7727명으로 직원 수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기준 187만명이 넘는 대기업 전체 고용 규모는 전체 고용보험에 가입한 1536만4809명의 12.2% 수준이었습니다.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는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 업체 등이 88%에 달하는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집단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상당하지만 고용은 10% 초반 수준인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려면 대기업 위주의 고용 정책보다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적기에 발굴하고 신속히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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