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습니다. 취임 당시 당내 최연소 의원(90년생)에 수도권 지역구(경기 포천·가평),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참여 등 구주류와 배치되는 이력으로 큰 기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다수파인 친윤(친윤석열)계와 번번이 대립하며 당 혁신에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직을 내려놓으며 재차 '보수 개혁'을 강조했습니다. 퇴임 기자회견에서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다"며 "대선 이후 당내 혁신은 0점"이라고 쓴소리하기도 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임기를 마쳤다. 사진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손을 내민 김 위원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패배 이후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전 당원 투표'가 친윤계 의원들의 반대로 실행되지 못한 것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저는 대선 후에 당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비롯한 당 개혁 5대 과제를 제시했다"며 "많은 의원과 당원분들이 이러한 개혁 방향에 동의했습니다만, 정작 당의 의사결정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개혁을 향한 전 당원 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이 당은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당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의 개혁 점수는 몇 점으로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빵점(0점)"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새로운 지도부에게 '탄핵의 강'을 넘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거듭 말했던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 탄핵의 강을 넘기 위한 구성원 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탄핵의 강을 넘을 수 있는 리더십이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탄핵의 강을) 넘어가지 못한다면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에서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가 또다시 갈라치기 하고 서로를 비난·비판하면서 당은 분열의 길로 갈 것"이라고 염려했습니다.
당 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가 제 역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늘 물러가지만 제2의 김용태, 제3의 김용태, '개혁을 하겠다'라는 세력들이 함께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 중심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개혁하겠다는 가치를 지닌 사람이 연대해서 기득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선거 후보 교체 파문 직후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명으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8일 윤석열씨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과정 진상 규명 등 5대 개혁안을 제시하며 친윤석열계로 대표되는 구주류와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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