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MG손해보험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예보) 부실 추궁이 2010년대 중후반경 재임한 김동주 전 대표를 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전 대표 재임 기간 활발히 판매한 △질병·상해 등 장기보험 △1세대 실손의료보험 △저가·고보장 미끼 상품의 손해율이 높아져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서강대학교 외교학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스텐포드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고 OB씨그램 마케팅 본부장, GM KOREA 마케팅 부사장, PMP인터네셔널 대표를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2013년 마케팅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MG손보와 연을 쌓고, 2014년부터 2년간 마케팅총괄 전무이사로 활약하다 2016년 4월부터 대표이사로 발탁됐습니다. 이후 임기 1년차(2017년)에 초고속으로 첫 흑자(51억원)를 달성하고, 이듬해(2018년) 역대 최대 이익(107억원) 및 2년 연속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러나 공격적으로 단기간 폭발적인 성과를 올린 김 전 대표식 경영 행보의 명암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고위험 상품 손해율이 급등한 데다 투자 운용과 자본확충 실패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김 전 대표가 자리를 내려오자마자 더욱 가속화됐습니다.
특히 MG손보의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90%를 차지하는 장기보험에서 일부 상품 손해율이 180~200%에 달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또 단기 매출 확대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판매해오던 저비용·고보장의 미끼 상품들의 손해율도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김 전 대표를 향해 장기적 손해율 관리를 염두해야 하는 보험 상품을 제조업 상품 만들 듯 매출에만 초첨을 맞춰 손해율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무금융노조는 2019년 2월 성명서를 통해 “2년 연속 실적 개선과 흑자 시현 과정에서 자신이 만든 보험상품의 손해율 중가로 흑자폭이 감소했음에도 흑자 시현이 자신의 능력으로 만든 것처럼 과대 포장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게다가 높아진 손해율을 만회하고자 해외 채권 등 고위험 자산 투자에 나섰다가 투자 손실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전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2020년부터 드러난 해외 투자 손실은 MG손보 재무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당시 상황을 지켜봤던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부위원장은 MG손보에 대한 부실책임조사가 이뤄진다면, 칼끝은 김 전 대표를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MG손보 부실 책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일전에 한번 당신(김 전 대표) 잘못하면 부실 책임이 본인한테 다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MG손해보험 간판.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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