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에코프로 수산화리튬 계약…미국 시장 대응력 강화

에코프로와 하반기 최대 6천톤 공급 계약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SK온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의 국내 추가 확보를 통해 공급망 안정화와 미국 개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왼쪽)과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온)

 

 

전날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와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SK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올해 연말까지 국내산 수산화리튬 최대 6000톤을 공급받습니다. 이는 전기차 약 10만대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국내 양극재 공장을 거쳐 SK온 미국 공장에 최종 공급됩니다. 양사는 향후 2~3년간의 수산화리튬 추가 공급 계약을 연내 맺을 예정입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은 주로 중국 등 해외에서 공급되고 있습니다. 한국무엽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화리튬 수입량 중 중국산은 82.7%에 달했습니다. 

 

이를 국내산으로 대체할 경우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SK온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산 원료를 쓰면 통관비, 운송비 등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국내산 수산화리튬은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요건을 충족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 3일(현지시간) IRA 개정이 포함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켰습니다. 법안은 신설된 ‘금지외국기관(PFE)’ 규정에 따라 2026년부터 ‘실질적 지원 비용 비율(MACR)’을 만족해야만 AMPC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합니다. 

 

MACR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양극재·음극재와 같은 직접 재료 비용 중 비(非) PFE 직접 재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며, 2026년 기준 60%를 준수해야 하고 매년 비중이 높아져 2030년부터는 85%를 준수해야 합니다.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은 “글로벌 정책 변화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경쟁력 높은 원소재 확보와 전략적 공급 파트너십 다양화를 통해 북미 사업 역량을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도 “이번 협약은 글로벌 배터리사 SK온에 수산화리튬을 처음으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계기로 북미 및 유럽향 고객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국산 수산화리튬 양산을 추진해 왔습니다. 올해 말 기준 한국과 유럽의 합산 생산 능력은 연 3만4000톤이 예상됩니다. 향후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2028년까지 최대 연 7만9000톤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오세은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