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 흑연에 93.5% 관세”…K배터리 공급망 리스크
예비 결정…12월5일 최종 판단
부과 시 실효 세율 최대 160%
2025-07-18 14:06:45 2025-07-18 16:59:4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이 중국산 흑연에 최대 93.5%의 반덤핑 관세를 예고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압박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관세가 더해질 경우 중국산 흑연에 대한 실효세율이 최대 160%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는데, 미국에 거점 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됩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사진은 포스코퓨처엠이 천연흑연으로 생산한 음극재. (사진=포스코퓨처엠)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최종 결정은 오는 12월5일에 내려질 예정입니다. 이번 관세 대상은 탄소 함량이 90% 이상인 고순도 흑연으로 인조 흑연과 천연 흑연 또는 두 종류가 혼합된 형태도 포함됩니다. 반덤핑 관세는 외국 물품이 정상가격 이하로 덤핑 수입돼 자국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때, 정상가격과 덤핑가격 차액 범위에서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미 흑연 생산업계가 “중국 기업들이 반덤핑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며 상무부에 제기한 청원에서 비롯됐습니다. 상무부는 중국 정부가 흑연 업체에 불공정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적용되면 2023년 기준 3억4710만달러(약 4830억원) 규모의 중국산 흑연 수입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기존 관세 외에 최대 93.5%의 반덤핑 관세가 더해질 경우, 중국산 흑연에 대한 실효 세율은 최대 1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제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고순도의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모두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와 오하이오 워런, 테네시 스프링힐 등 3곳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고,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통해 인디애나주 코코모 공장을, SK온은 조지아주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습니다. 
 
3사는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성을 대비해 일찌감치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SK온은 지난해 2월 미국 웨스트워터와 천연 흑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북미와 호주 등에서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전 세계 흑연 생산량의 약 77%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산을 완전히 대체하는 공급망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공장 가동을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지만 일부는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완전한 대체가 쉽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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