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첫 파업' 한컴 노조 "자회사보다 낮은 임금인상률"
'낮은 임금인상률'·'쟁의 준비시간 무급처리' 비판
자회사 6.7%·본사 5.8%…"납득 어렵다"
부분파업 형식으로 일일 4시간 진행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16개 기업 노조 참여
2025-07-23 16:32:30 2025-07-23 16:45:06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한컴(한글과컴퓨터(030520))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사측이 올해 임금 교섭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인상률을 제시한 까닭입니다. 노조는 자회사보다 낮은 인상률과 쟁의 준비 시간 무급 처리 방침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사측과 의견차를 좁힐 때까지 부분파업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23일 한글과컴퓨터 사옥 앞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서 정균하 한글과컴퓨터 노조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한컴지회는 23일 성남시 본사 앞에서 파업 돌입을 선언하고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정균하 한컴 지회장은 이날 여는 발언에서 "회사가 올해 임금 교섭에서 최초 2% 인상안 제시 이후 조정 끝에 5.8%로 상향했다"면서도 "이는 최대 실적이라는 경영 성과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요. 
 
한컴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048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12.4%, 18.2% 증가한 수치입니다. 
 
노조는 특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자회사 '씽크프리'에 사측이 6.7% 인상안을 제시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한컴 노조에 제시한 5.8%보다 1%p 가까이 높은 수치인데요. 한컴 노조가 최종 제시한 인상률은 6.9%입니다. 
 
23일 한글과컴퓨터 사옥 앞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동조합원들. (사진 = 뉴스토마토)
 
정 지회장은 "한컴과 씽크프리의 대표이사가 동일인인 상황에서 임금인상률에 차이가 나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오히려 소외감을 주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는 지난 17일을 파업 준비 기간으로 보고, 파업에 참여한 직원에게 이후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고용노동부 매뉴얼에는 쟁의 준비 시간에도 유급이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향후 파업 일정 및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정기적인 부분파업 형식으로 일일 4시간 진행할 예정"이라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만큼 타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컴은 앞서 내부 공지를 통해 "씽크프리는 조직이 작아 빠른 결단이 가능했으며 그룹 전체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한컴은 분기별 포상, 인센티브 등의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어 연봉 인상률만으로 전체 보상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해명한 바 있는데요. 이날 한컴 관계자는 노조가 지적한 씽크프리에 대해 "지난해 10월 한컴에서 분사해 미국 정부 기관에 ‘씽크프리 오피스’를 공급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유럽 보안기업 에르콤과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클라우스 오피스'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플랫폼 기업 넥스트클라우드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한편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160명과 판교 일대 네이버(NAVER(035420)), 카카오(035720), 엔씨소프트(036570) 등 16개 기업 노조가 참여했습니다. 노조 대표들은 이날 단체행동의 기세와 일관된 목소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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