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출신 장악 '동양·ABL·iM' 내홍 격화
M&A 이후 경영 효율화 박차
2025-07-30 14:16:18 2025-07-30 18:04:41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최근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동양생명과 ABL생명, 그리고 IM금융그룹 계열사인 iM라이프 최고경영자(CEO)로 신한라이프 출신 인사가 일제히 발탁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들 CEO가 경영 효율화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각사 노조는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동양·ABL생명이 고용승계·매각 위로금 관련 노사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는 취임 첫날 100% 고용승계 보장을 약속했지만, 지난 25일 우리금융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유상증자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동양·ABL생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동양·ABL생명 노조가 제시한 '월 기본급 1200%' 수준의 매각 위로금 협의도 진척이 더딥니다. 이달 중순께 한 차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측은 지급 의무가 없는 매각 위로금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iM라이프는 통상임금과 관련해 임금 체불·단협 위반 여부를 다투는 중입니다. iM라이프는 일방적 수당 축소·임금체불 논란 등으로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iM라이프 노조는 지난 28일 전 조합원 총력 투쟁 결의 총회를 열고 △일방적인 고정연장근로시간(OT) 축소와 그에 따른 임금 삭감 △단체협약 위반 △취업 규칙 불이익 변경 등을 주장했습니다. 
 
이들 보험사의 노사 내홍은 올해 신한라이프 출신을 수장으로 배치하면서 두드러졌는데요. iM라이프와 동양·ABL생명 CEO들은 과거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등 인수 이후 통합(PMI) 과정에서 조직개편, 구조조정 등 경영 효율화를 경험했다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는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이끈 초대 신한라이프 대표였으며, 곽희필 ABL생명 대표는 신한라이프 FC1사업그룹 부사장과 신한라이프 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역임한 인물입니다. 
 
성 대표는 신한생명, 곽 대표는 오렌지라이프 출신이지만 신한라이프를 이끌며 조직 통합 작업에 합을 맞춰봤던 조합입니다. 두 사람이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던 지난 5월경부터 동양·ABL생명 임직원들은 고용 보장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췄습니다. 
 
지난 1월 취임한 박경원 iM라이프 대표도 불과 지난해까지 신한라이프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습니다. 그는 알리안츠생명, 오렌지라이프, 신한라이프를 두루 거친 재무통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기반한 리더십으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신한라이프 CFO 시절인 2023년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따른 선제적인 재무관리 차원에서 퇴직연금과 방카슈랑스 영업부를 축소시키며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등 속도감 있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iM라이프 노조에서는 박 대표가 취임한 올 연초부터 단체교섭이 교착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는데요. 그사이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상임금 제도를 변경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조직 통합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신한라이프 출신이 포진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일각에선 무리한 조직 축소나 일방향적 의사결정에 따른 고용 위협 등 노사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왼쪽부터) 동양생명, ABL생명, iM금융그룹 사옥. (사진=각 사)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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