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오케이금융, '종금그룹' 꿈 멀기만…M&A마다 고배
한양증권 등 인수합병 시도 줄줄이 '무산'
증권사 인수 목표…페퍼저축은행 난관
2025-08-08 06:00:00 2025-08-0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6일 16: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오케이금융의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는 길이 멀다. 인수·합병(M&A) 소식은 수년째 '함흥차사'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한양증권(001750) 인수 모두 물거품이 되면서다. 수년 전부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여전히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사진=IB토마토)
 
증권사 인수 시점 '요원'
 
6일 투자업권에 따르면 OK금융이 한양증권 인수에 투자한 규모는 1050억원이다. KCGI는 한양증권 지분 25.59%를 2167억원에 사들였는데, 인수 금액 상당 부분이 OK금융 주머니에서 나왔다. 실질적으로 OK금융의 자금으로 한양증권을 사들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도 제동을 걸어 대주주 적격심사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재매각방지책을 받아들고서야 심사를 완료했다. OK금융의 우선매수권을 없애고, 최소한 5년은 경영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OK금융이 만약 한양증권을 인수하려면 최소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투자업권에서는 5년 이내에 새로운 매물을 찾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해온 만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 규모는 자기자본으로 나뉘는데,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가량의 증권사를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한다.
 
최근 KCGI 품에 안긴 한양증권의 경우에도 중소형 증권사로, SK증권(001510), 유안타증권(003470)과 함께 M&A 매물로 거론됐다. 이 중 SK증권은 지난 2018년 J&W파트너스가 지분을 인수한 후 투자금회수(엑시트) 움직임이 없다. 사모펀드는 5년 이내로 지분을 보유하고 엑시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만 유안타그룹 자회사인 유안타증권도 유력 매물로 언급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유안타그룹은 유안타증권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58.57%까지 끌어올린 데다, 매각 의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증권사 몸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또한 한양증권에 들인 자금 규모를 생각하면 쉽사리 증권사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증권사 인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OK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OK금융은 종합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증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결국 무산
 
한양증권에 들인 돈 대비 성과가 없는 데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도 무산됐다. 지난해부터 매각가 눈높이를 맞춰왔으나 결국 실패했다. 지지부진하게 협상을 이어갔으나, 결국 상상인저축은행은 사모펀드와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상인저축은행 이후 실사를 진행한 페퍼저축은행도 이렇다 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과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페퍼저축은행 실사를 진행했다. 현재 집중할 수 있는 딜은 페퍼저축은행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마저도 마무리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에도 가격 협상 이후 세부 협상안에서 결렬됐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저축은행 인수를 타진한 것은 업권 내 자산 1위를 굳히기 위해서였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건전성이 가장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저축은행 중 한 곳이다. 매각가 협상에서 인수자가 유리한 입장에 위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은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의 대주주 적격성 탓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 매각가 협상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무산됐다.
 
OK금융그룹은 M&A 시장에서 활발한 플레이어다. 저축은행 외에도 꾸준히 금융사에 노크 중이다. 종합금융그룹 도약이 최종 목표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OK금융은 다수의 인수합병을 시도해왔다. 지난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2017년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기회를 잡았으나, 금융당국이 OK금융의 사업구조를 지적하면서 이마저도 무산됐다. 
 
OK금융이 대부업을 청산한 것도 이 때문이다. OK금융은 지난 2022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청산 계획을 제출하고 실행에 옮겼다. 대부업이 OK금융의 뿌리인 만큼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원캐싱, 헬로론 등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왔다. 다만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마지막으로 대부업을 사업 부문에서 제외시켰다.
 
특히 지난해 불법영업 의혹이 제기된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까지 최종 청산 처리하면서 완전히 손을 뗐다. 종합금융사로서 증권사를 비롯해 타 금융사를 인수할 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페퍼저축은행 딜에서도 난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KKR는 한국 시장 철수를 목표하고 있어 OK저축은행의 요구가 까탈스러워 보일 수 있다. 
 
투자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초 페퍼-상상인 패키지 인수 후 새로운 법인(가칭 OK2저축은행)으로 운영하려던 계획이 상상인과의 협상 무산으로 다소 동력을 잃었다"라며 "여전히 OK와 페퍼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OK금융그룹의 딜 성향과 한국에서 철수하려는 KKR 현황을 고려하면 비영업자산격인 페퍼 배구단을 인수 리스트에서 제외하거나 인수가를 더 내리는 등 OK 측의 요구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