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오는 2028년까지 미국 내 핵심 미래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 규모를 260억달러(약 36조원)로 확정했습니다. 이는 올해 3월 발표했던 210억달러보다 50억달러 늘어난 규모입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260억달러 투자를 통해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이 시설에서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고품질의 강판을 생산해 자동차를 비롯한 미국의 전략 산업 분야에 공급하게 됩니다.
제철소 완공 후에는 철강부터 부품, 완성차에 이르는 통합 밸류체인을 미국 내에서 완성할 수 있어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70만대 수준이었던 미국 내 완성차 생산 규모를 대폭 늘리고,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 기존 내연기관 차량까지 폭넓은 차종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에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그룹 내 부품 및 물류 계열사들도 현지 생산 시설을 확충해 부품의 현지화 비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구성 요소의 현지 조달 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주목할 점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공장을 새로 건설한다는 것입니다. 이 시설을 미국 내 로봇 제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앞으로 성장할 로봇 산업 생태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밖에 자율주행,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등 신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선도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보스턴다이나믹스, 모셔널 등 현지 계열사들의 사업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 정책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함께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넓혀 모빌리티 및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해외 투자와 함께 국내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지인 한국에서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이는 작년 20조 4000억원 대비 19% 이상 증가한 수준입니다.
특히 전기차 전용 생산 시설 구축에 집중 투자가 이뤄집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차 공장 기아 ‘화성 EVO Plant’가 완공돼 고객 맞춤형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 공장에서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의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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