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 상용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전자 부품업계들은 로보택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라이다(LiDAR), 카메라, 반도체 기판 등 품목이 다양하고, 전장 부품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여겨지는 만큼 기술력을 강화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입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웨이모와 테슬라, 중국 샤오미와 바이두 등은 현지에서 로보택시 상용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웨이모는 오스틴,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등에서 로보택시를 운영 중인데, 올해 상반기 누적 로보택시 운행 횟수 1000만건을 넘겼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6월 오스틴에서 처음으로 로보택시를 출범한 데 이어 뉴욕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추진 중입니다.
바이두의 경우 지난 2022년 8월부터 로보택시 운행을 상용화했으며, 15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상업 운행을 진행 중입니다. 샤오미 등도 로보택시 시장 진입에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 등에서도 로보택시 시험 운행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이에 로보택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은 지난해 27억7000만달러에서 2034년 1889억100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로보택시는 무인으로 운행되는 만큼 일반 차량과 달리 차량 내외부 통신 모듈 둥 수많은 센서와 카메라가 탑재됩니다. 특히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경우, 자율주행 차량의 필수 부품으로 여겨져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고도의 전자제어가 필요해 고성능 MLCC가 탑재돼야 합니다. 또 전장용 MLCC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만큼 고온(125℃ 이상) 및 저온(영하55℃)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습도 85% 이상의 환경 등 극한 상황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인 작동이 요구됩니다. 이에 전장용 MLCC는 IT 제품 대비 개발 기간 약 3배 정도 길고, 가격도 3배 이상 높습니다. 전장용 MLCC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이유입니다.
국내 전자부품 업체들은 전장부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MLCC 라인업을 확장하고, 카메라 모듈 등 전장부품 대부분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테슬라가 개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칩인 AI4와 AI5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차세대 칩인 AI6에도 FC-BGA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30년 전장부품 매출 5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는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에서 강점을 키우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카메라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3D 센싱 기술, AI 기반 객체 인식 기술 등이 포함된 차세대 모듈을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LG이노텍은 지난 7월 미국 라이다 전문 기업 ‘아에바’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아에바는 4D 라이다를 최초로 개발한 회사로, LG이노텍은 2027년까지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라이다를 공동 개발해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자율주행 차량 외에도 로보택시, 로봇 등 모빌리티와 산업용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라이다를 개발한다는 목표입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차량 부품의 경우 얼마나 작게 소형화시키면서 고성능의 제품을 만드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차량에 들어가는 만큼 제품의 신뢰성도 고려할 요소”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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