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세습 후계자에 김주애…김정은, 다자 무대 성공적 데뷔
차기 지도자 굳히기 포석…체제 안정성 대내외 과시
정상국가 이미지 부각…전략적 외교 활로 모색
2025-09-03 18:06:47 2025-09-03 18:17:48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첫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인민복 대신 검은색 정장을 입고 중국·러시아 정상과 나란히 섰습니다. '정상국가' 이미지 부각을 통해 전략적 외교의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두혈통'으로서 4대 세습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평가받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도 방중에 동행했습니다. 이는 북한 세습 체계가 안정적임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후계자를 공식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현지시간 오후 4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 주애(붉은 원),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리설주·김여정보다 존재감↑…방중 자리서 '신고식'
 
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대회(열병식)에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동행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날 공개한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 도착 사진에서도 주애는 사실상 '퍼스트레이디'(영부인) 역할을 했습니다. 주애는 남색 정장을 입고 김 위원장 바로 뒤에서 수행했습니다. 중국 측의 의전과 영접을 제일 가까이에서 지켜본 겁니다. 
 
주애는 북한 지도부에 존재를 인정받은 유일한 4세대 '백두혈통'에 속합니다. 그는 지난 2022년 11월 김 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현지 지도를 위해 현장에 방문했을 때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북한 내 군사 퍼레이드나 훈련 등 주요 군사 행사에 김 위원장 옆에 섰습니다. 다수 행사에서 배우자 리설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보다 앞에 서는 등 존재감이 부각됐습니다. 사실상 김 위원장 뒤를 이을 북한 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인물입니다. 
 
북한 매체는 공식적으로 주애를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부릅니다. 해당 표현은 북한이 가장 숭배하는 존재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데요. 김 위원장도 차기 지도자로서 지위를 굳혔을 때 비로소 '존경하는 동지' 호칭이 붙었습니다. 
 
주애의 위상은 점차 높아졌습니다. 김 위원장 일정에 함께 나선 것만 공식적으로 40차례가 넘습니다. 김 위원장이 주애와 이번에 중국 방문을 동반한 이유도 세습을 위한 후계자로서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알리겠다는 '신고식'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일가 동반 외교를 통해  권력의 안정성을 과시하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이 주애를 공개 석상에 자주 동반하며 내부 엘리트들에게 '후계 구도가 확고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의미인 겁니다. 주애는 만 13세 전후로 추정되는데요. 어린 딸을 일찍 공개적인 자리에 내세운 것을 두고 여성 지도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략적 안러경중…외신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모"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도 첫 방중을 통해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내려지는데요. 전략적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 신호탄'을 처음 쏘아 올린 자리기도 합니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와 '혈맹 관계'를 맺으며 안보 밀착 행보를 지속해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은 군사적 파병을 통해 관계를 다졌습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종식될 경우 생기는 외교적 공백 해소는 중국을 통해 이뤄내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균형 외교를 통해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까지 쥐겠다는 구상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은 단순한 외교적 방문이 아닌,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전략적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합니다. 국제적 인지도 확장도 이뤄내겠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할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등 외교 실무자도 동반했습니다. 중·러와 실무적 협력 논의를 위해 수행원을 꾸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북한 측은 10년 전승절 참석 당시 김 위원장은 불참, 당시 2인자로 불린 최룡해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가 단장 자격으로 수행원들이 참석했던 것과 비교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중·러와 외교에서도 실질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동시에 미국을 압박할 수단으로 중·러를 활용, 핵보유국으로서의 인정받겠다는 목적도 그려집니다. 
 
외신은 김 위원장 다자외교 첫 데뷔 무대 소식을 긍정적으로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0년간 김 위원장은 국제적 고립의 전형이었고, 국제 무대에 배제돼 혹독한 제재를 받는 독재자였다"면서도 "이번 열병식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모습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모하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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