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갓 만든 맥주를 실은 트럭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수정기자)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맥주는 소주와 달리 관리가 힘든 품목입니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맥주는 '논 지엠오(NON-GMO)', 즉 유전자조작생산물이 아닌 본연 종자를 원료로 사용한 만큼 주조 과정도 까다롭게 살피고 있습니다. 맥주가 저장되는 탱크부터 최종 품질관리까지 야간에도 우리 위생팀들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만큼 깨끗한 맥주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는 갓 만든 맥주니까요." (김태환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장)
24일 곡식이 익어가는 가을, 맑은 천이 장관을 이루는 강원도 홍천 하이트진로 공장에서는 갓 만든 신선한 맥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맥주 생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하이트진로 파크' 투어를 신청하면 90년 맥주 제조 노하우를 가득 담은 공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습니다.
최대 규모 저장고…1통당 60만리터 "하루에 10병씩 마셔도 330년"
이른 오전 현장에 도착 후 맥주를 담아 나르는 박스들이 레고랜드를 연상케 할만큼 쌓여 있는 장면을 보게 되면, 비로소 거대한 맥주나라에 온 것을 실감케 됩니다. 1997년 8월 준공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홍천강을 끼고 16만평의 대지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장인 이곳에서는 연간 50만킬로리터(k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하이트진로 맥주를 직접 맛보고,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하이트진로 파크'입니다. 지난해 8월 기존 하이트피아를 리뉴얼해 고객들이 맥주가 생산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단장했습니다. 모든 관람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하이트파크 투어에는 한 달에 1600~2000명까지 방문할 만큼 인기가 좋습니다. 방문객은 대학생부터 외국인 관광객, 거래처 직원들까지 다양합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 출고전 플라스틱 맥주 박스들이 쌓여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투어가 시작되면 맥주의 역사에 대한 홍보물을 간단히 시청합니다. 이후 바로 맥주를 만드는 공장을 볼 수 있는데, 전 공정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실제 작업을 하는 직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중앙통제실에서 맥주 생산 공정을 제어하고, 사람 손을 거치는 과정을 최소화해 좀 더 깨끗한 제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겁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적인 맥주인 '테라'는 호주 맥아 100%, '켈리'는 덴마크산 100%로 만들어집니다. 우선 첫 코스로 사일로에 저장된 보리의 싹을 내 건조시켜 맥아를 만듭니다. 이를 분쇄해 따뜻한 물에 넣고 가열하면 맥주 특유의 단맛을 내는 '맥즙'이 생성됩니다. 다음으로 맥아즙에서 쓴맛을 내는 탄닌 성분과 단백질을 분리해내는 '자비' 과정을 거치고, 냉각기로 급랭 시키면 비로소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유럽에서 넘어오는 보리를 쓰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마케팅에서도 하이트진로는 좋은 원료를 강조하는 중이고, 유전자 조작이 안 된 NON-GMO 보리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이트진로파크 투어중에 볼 수 있는 테라캔맥주 오브제. (사진=하이트진로)
저장 일수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한국의 경우 최소 20일 발효해 더 깊은 맛을 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원공장에는 총 108개의 저장 탱크가 있는데요, 저장 탱크 한 대의 저장 용량은 60만리터로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10병을 마신다고 할때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최첨단 맥주병 리사이클린 시스템…환경보호까지 앞장
공장투어를 하다 보면 수많은 맥주병이 끝없이 줄지어 있는 컨베이어벨트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맥주만큼 중요한 맥주병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과정입니다. 하이트진로는 각 소매점에서 사용한 맥주병을 수거해 세척·살균으로 재사용합니다. 현장에서는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카스 병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구분 수거가 어려우니 한 번에 수거해 맞교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쓰던 병을 쓴다니, 찝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최신 자동화 설비에 따라 1분에 1000병씩 선별기를 통해 변형과 오염이 심한 병은 모두 걸러지고 있었습니다. 합격 판정을 받은 병들은 깨끗하게 몸을 씻고 살균까지 거친 뒤 철저히 분리 밀폐된다고 합니다. 이 병에 맥주가 담기고 상표까지 붙으면, 우리가 아는 병맥주가 탄생합니다.
하이트진로파크 투어 마지막 과정에 있는 '쏘맥자격증' 시험 부스. (사진=이수정 기자)
여기까지 보고 나면 바로 직전에 만들어신 신선한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하나, 둘, 셋'을 외치면 열리는 동글한 철제문을 들어서면, 시원한 홍천강 뷰를 배경으로 맥주를 마실 수게 마련된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문제를 맞추면 즉석에서 '쏘맥자격증'을 발급해주고, 360도로 맥주 제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천혜의 자연환경인 홍천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강조했습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산업단지 장류수 기준 1종 수질로 관리를 해오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방류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설비투자에 많은 비용을 쏟았다"며 "공장 운영비 중 수질 관리 환경보호로 들어가는 자금 비중에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이트진로만의 순수한 원료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만들어낸 맥주와 특별한 시간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맥주 시음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강원도 홍천의 풍경. (사진=이수정 기자)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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