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지중해식 식단의 '업그레이드', 당뇨병 위험 31% 낮춰
'지중해식 식단'과 '운동', '전문가 지도' 받으면 '식단'만 지키는 사람보다 당뇨병 위험 더 줄어
2025-10-14 09:32:39 2025-10-14 14:16:30
PREDIMED-Plus 시험의 무작위 배정군별 제2형 당뇨병 누적 발생률. (자료=Annals of Internal Medicine)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스페인 나바라대학교 연구팀이 12년에 걸친 대규모 임상시험(PREDIMED-Plus)을 통해 ‘열량 조절형 지중해식 식단’과 ‘가벼운 운동’, 그리고 ‘전문가의 체중 관리 지도’를 병행할 경우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지중해식 식단’만 지키는 사람들에 비해 31%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움직이는 소박한 변화가 당뇨병을 막는 열쇠라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영양 임상, 4700명·10년 프로젝트
 
이번 연구는 유럽연합 연구위원회(European Research Council, ERC)의 지원으로 2013년 시작된 '프리디메드 플러스(PREDIMED-Plus)' 연구로, 스페인 전역 100여개 1차 의료기관에서 22개 대학과 병원이 참여한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연구팀은 55~75세의 비만 또는 대사증후군 성인 474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실험군은 하루 섭취 열량을 약 600kcal 줄인 저열량 지중해식 식단과 걷기 및 근력·균형 운동, 전문가 상담을 병행했습니다. 반면에 대조군은 열량 제한 없이 전통 지중해식 식단만 유지했습니다. 
 
6년간의 추적 결과, 실험군은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31% 낮았고, 평균 체중 3.3kg, 허리둘레 3.6cm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대조군은 각각 0.6kg, 0.3cm 감소에 그쳤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8월26일 <내과학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습니다. 
 
“작은 변화가 큰 예방으로 이어진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나바라대 미겔 앙헬 마르티네스 곤살레스 교수는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 Daily)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입증한 것은 단순한 식단이 아니다. 칼로리 절감, 규칙적 신체 활동, 체중 관리가 결합될 때 지중해식 식단은 강력한 예방 도구가 된다. 이런 소박한 습관 변화가 매년 수천 건의 새로운 당뇨병 진단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겔 루이스-카넬라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의 항염·인슐린 감수성 개선 효과에 열량 조절과 운동을 더하면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라며,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접근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계 당뇨병 환자 5억3천만명에 달해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5억3000만명에 이르는데, 대부분이 제2형입니다. 스페인에만 약 470만명이며, 미국에만 약 3850만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습니다. 당뇨병 급증의 원인으로는 도시화와 좌식 생활, 가공식품 과잉 섭취가 지적됩니다. 전문가들은 “새 약물보다 예방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약보다 식단’ - 현실적이고 확산 가능한 모델
 
미국 템플대의 샤론 허링(Sharon J. Herring) 교수와 지나 트리피키오(Gina L. Tripicchio) 교수는 게재된 논문에 대한 논평에서 “이 연구는 임상적 의미가 매우 크며, 전 세계에서 적용 가능한 예방 모델”이라고 평가하면서 “비(非)지중해 국가에서는 건강식품 접근성, 도시 환경, 전문 상담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중해식 식단이 ‘지속 가능한 처방’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 과일, 통곡물, 올리브오일, 견과류, 생선을 중심으로 하며, 붉은 육류와 가공식품을 최소화합니다. 연구진이 강조한 ‘스마트 지중해식 버전’은 여기에 열량 절감과 가벼운 운동 습관을 더해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 처방’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미 이전의 PREDIMED 1차 연구(2003~2010)를 통해 “올리브오일과 견과류를 강화한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30% 낮춘다고 입증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후속 연구는 그 예방 효과가 심혈관을 넘어 당뇨병까지 확장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의학이 병원에서 식탁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표현한 스페인의 연구는 우리에게 식단과 생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한 번 더 일깨워줍니다. 
 
DOI : 10.7326/ANNALS-25-00388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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