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선박엔진 ‘호조’…K-조선 훈풍 타고 수익성 개선
선가 상승·친환경 수요 확대로
K-엔진사 영업익 90%대 급증
2025-10-15 14:38:40 2025-10-15 15:25:38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조선업계의 호황세가 선박엔진업계로 확산되며, 국내 주요 엔진사들이 비수기에도 견고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선가 상승과 친환경 선박 전환 수요가 맞물리면서 판매단가가 높아지고, 조선사 그룹 계열사들의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속에서 중국 조선사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국내 엔진사들의 안정적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선박 엔진 개조 계약을 체결한 그리스 넵튠사의 선박.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89.9% 늘어난 16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화엔진은 같은 기간 91.9% 증가한 293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실적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SK증권은 HD현대마린엔진이 177억원, 다올투자증권은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고, 한국투자증권은 한화엔진이 312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엔진기계사업을 담당하는 HD현대중공업 사업 부문도 개선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9% 증가한 18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3분기는 전통적으로 조선소 휴가와 공정 조정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드는 시기지만, 올해는 생산량 감소보다 판매단가 상승이 이익을 견인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습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는 상대적으로 저가 물량이 일부 포함돼 있었으나, 3분기부터는 2023~2024년에 수주된 고단가 물량이 본격 납품되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진 중인 온실가스 규제 강화와 탄소세 도입도 엔진업계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이중연료(dual-fuel) 엔진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존 디젤 중심의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상선 수주잔고 중 이중연료 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30%에 육박하고 있으며, 향후 IMO의 ‘넷 제로 프레임워크’가 공식 채택되면 수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중연료 엔진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으로, 디젤 엔진 대비 설계 난이도와 가격이 높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국내 조선업계 견제에 나섰지만, 중국 조선소들이 단기간에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국 엔진사들에게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산 엔진을 납품받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엔진사들의 수주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들이 발주한 엔진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글로벌 선주와의 계약 이행을 위해서는 한국산 엔진이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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