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미·중…'세기의 담판장' 경주 APEC
트럼프, APEC 정상회의 전 출국…방한 이틀에 시선 집중
이 대통령, 미→일→중 차례로 회담…'실용외교' 시험대
2025-10-26 16:33:28 2025-10-26 16:33:28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3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세기의 담판장'으로 활용될 예정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담판'부터, 신냉전의 무대인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담판'까지 굵직한 회담들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과연 주요 정상들이 경주를 무대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트럼프도 시진핑도, 경주로
 
이 대통령은 26일 오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에 도착, '슈퍼 위크'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해 APEC 정상회의 준비에 나설 예정입니다. APEC 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가 약 7조4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각국 정상은 물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모여드는 만큼 최종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는 29~30일 열리는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와 29~31일 열리는 APEC CEO 서밋을 거쳐,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정상회의로 마무리됩니다.
 
APEC 정상회의 회원국은 미국·중국·일본·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회원국이 모여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의가 전 세계 이목을 끄는 건, 올해 1월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만남이 경주에서 성사되기 때문입니다. 또 인구의 37%,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3%를 차지하는 등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국 정상들이 경주로 모여듭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회의의 주무대인 APEC 정상회의 개막 전인 29~30일 한국을 찾고, 정상회의에는 불참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이틀은 세계 경제의 향방을 좌지우지하게 됩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지난 7월 말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합의한 양국은 3개월가량 최종 협상에 이르지 못한 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양국 통상 협상단은 한두 가지 쟁점만 남겨놓은 채 접점을 찾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여전히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비중과 이익 배분 구조 등 이행 방안에 대해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되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시한에 국한하지 않고 '국익'에 방점을 찍고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인데요. 결국 '톱다운(하향식)' 협상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이 관건입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30일 회담 이후 만찬까지 이어지는 일정이 유력한데,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이재명정부의 '실용외교'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와 과거사 문제를 조율하면서도, 경제협력이라는 미래지향적 성장을 조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둔 24일 경북 경주역 인근에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출혈 경쟁, 담판이냐 휴전이냐
 
시 주석은 11년 만에 방한하게 되는데, 한·중 관계 복원의 기반 마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일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복원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중 양자택일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APEC 정상회의의 '최대 이벤트'는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패권 전쟁의 주인공인 양국 정상은 6년 만에 대면하게 되는데, 그 무대가 경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후 첫 만남으로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무역 전쟁의 향방이 결정되는 담판이기도 합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방한하는 시 주석은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APEC 정상회의까지 참석하게 됩니다. 현재 중국은 희토류와 미국산 대두 등을 고리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와 추가 관세 등을 고리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다만 양국은 수출 규제 시점을 11월과 12월 초 등으로 미뤄두며, 협상의 시한을 남겨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상당히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히며, 주목도를 높여놨습니다. 결국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는 양국이 전 세계 경제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지, 다시 '휴전'에 그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대한 의지까지 드러냄에 따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지각 변동'이 예고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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