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본사(왼쪽)와 한미약품 본사. (사진=각 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GC
녹십자(006280)와
한미약품(128940)이 공동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시험 대상 국가 전역에서 환자 모집 단계로 접어들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허가 단계까지 이어지면 국내 상위 제약사가 힘을 합쳐 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로 기록됩니다.
10일 글로벌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 'LA-GLA(GC1134A/HM15421)' 임상 1/2상은 한국과 미국, 아르헨티나 등 3개 국가 10개 기관에서 진행 중입니다.
파브리병은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특정 당지질 대사에 필요한 효사가 결핍돼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패브리병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발된 효소를 정맥에 주사하는 효소대체요법(ERT)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정맥주사 특성상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오랜 시간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LA-GLA는 전 세계 최초 월 1회 피하 투여 용법으로 개발 중인 패브리병 치료제입니다. 초기 후보물질 개발은 GC녹십자가 맡았고, 전임상은 한미약품이 담당했습니다.
GC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LA-GLA 초기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파브리병 치료의 단점이었던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꾼 건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DDS) '랩스커버리'였습니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에서 확인된 실제 임상 개시 날짜는 지난 5월14일입니다. 최근 업데이트는 지난 4일 있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서만 6개 기관이 LA-GLA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에선 각각 2개 기관이 LA-GLA 임상을 치르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의 임상기관에선 환자 모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임상 참여자는 18명입니다. 임상 완료 예정 시기는 오는 2028년입니다.
LA-GLA 임상개발이 순조롭게 이어져 3상을 거쳐 허가까지 받아내면 국내 상위권 제약사가 협업해 글로벌 신약을 만들어낸 사례로 기록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비임상 결과는 고무적입니다. 작년 2월 세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결과를 보면 LA-GLA 반복 투여로 신장 기능 개선 및 섬유화 억제, 말초신경계 병변 개선 등의 효능이 입증됐습니다.
LA-GLA가 출시되면 독점적 지위 확보도 가능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ODD) 지정 덕분입니다.
앞서 FDA는 지난해 5월 LA-GLA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습니다.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약허가 심사비용 면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습니다. 품목허가 승인 시에는 7년간 독점권도 인정됩니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LA-GLA를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키워낼 계획입니다.
양사는 "FDA에서 요구하는 최신 임상 프로토콜을 반영하고 양사의 전문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업한 결과 임상 단계로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었다"며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 경험과 지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브리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줄 수 있도록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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