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철강업계, LNG선 늘수록 불리하다…후판 협상력 흔들
후판 사용량 적은 LNG선 건조 증가에 후판 원가 비중 감소
중국산 후판 대안으로 둔 조선업계…협상 카드 적은 철강은 험로
특수 후판소재 독자 개발·수요 다변화 등 협상력 높일 요소 키우기
2026-04-02 06:00:00 2026-04-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1일 09: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중국산 후판 유입이 여전한 가운데 LNG선 선박 수주 확대가 향후 철강업계 후판 가격 협상력 약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NG선은 컨테이너선에 비해 크기가 작아 후판 사용량이 적은 선종으로 분류된다. LNG선 건조 비중이 늘수록 조선소가 철강 확보에 덜 집중해도 되기 때문에 철강업계 입장에서 협상력 약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대안 매출처 확보, LNG용 특수 소재 개발 등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며 후판 매출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LNG선 건조 확대…동시에 후판 비중은 감소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조선용 후판 내수 판매량은 338만톤을 기록했다. 조선산업이 호황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후판 수요는 감소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산 조선용 후판 판매량은 2021년 368만톤이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좀처럼 줄지 않는 점을 조선용 후판 판매 정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LNG선 등 조선업계의 수주 믹스 변화가 국산 후판 수요 증가를 제한할 요소로 꼽힌다. 이는 조선과 철강업계가 반기별로 벌이는 후판 가격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NG선은 컨테이너선 대비 최대 크기가 작고, 화물창 등 특수 합금 사용 비중이 높아 일반 후판 사용량이 적은 선박으로 꼽힌다. LNG선 건조가 늘어날수록 후판 비용이 조선소 원료 매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다. 조선업계로서는 협상에서 아쉬운 점이 줄어드는 셈이다.
 
또한 조선소는 도크 등 생산능력 확장이 제한적이다. 철강 가격이 무제한 상승하지 않는 이상 후판 매입 비용에 상한이 존재한다. LNG선 건조 증가는 ‘선방해도 후판 판매 유지’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후판 가격 협상은 선박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두 업계간 힘싸움으로 해석된다. 다만, 협상을 둘러싼 상황을 종합하면 비교적 조선업계에게 유리한 환경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조선업계가 LNG건조 척수를 늘리면서 후판 비용이 전체 원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2023년 27척이었던 국내 대형 조선소 내 LNG선 건조 수는 지난해 63척까지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LNG선이 건조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조선업계는 LNG선 수주 확대를 우선 목표로 내걸고 있어, 향후 LNG선 건조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LNG선 건조 확대 시기 조선소 매출원가 대비 후판 매입액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조선업계 전반의 후판 매입액 비중은 2023년 30% 수준에서 지난해 20% 초반 수준까지 떨어진 사례도 발견된다. 기자재 비용의 영향력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LNG선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선박은 후판의 영향력이 비교적 작고, 핵심 기자재가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후판 협상 가격은 최근 몇 년간 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2023년 상반기 1톤당 100만원 수준에서 2024년 하반기 70만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결과는 1톤당 80만원대에서 정해지며, 과거 가격을 밑돌고 있다. 올 3월 현재 지난해 하반기 협상과 올해 상반기 협상이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러 대안 갖춘 조선…철강은 후판 매출 다각화 병행
 
선종 믹스 변화 등 상황을 고려하면, 국산 후판 사용량이 의미 있는 반전을 맞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이라는 대안까지 갖추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주들은 선박 가격에 민감하다. 선박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원가 절감을 요구하는 경우 중국산 후판이 쓰인다.
 
국내 조선소는 대부분 보세공장으로 지정돼 있다. 선박 수출 시 수입산 원료에 대해 관세 부과가 보류된다. 국내 조선업계 매출 대다수는 수출로 발생한다. 사실상 조선소가 중국산 후판의 무풍지대로 통한다.
 
철강업계가 후판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요인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후판 매출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조선과 건설에 집중된 후판 매출을 다변화하면, 협상력 강화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 구조물 등 에너지 분야가 새로운 매출원으로 꼽힌다. 현대제철(004020)은 강관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를 별도로 분리해 사업을 확대 중이다.
 
포스코는 LNG선 핵심 기자재인 화물창 스테인리스 박판(얇은 판) 소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판은 후판과 카테고리가 달라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스코는 에너지 영역에서 후판 수요 확장을 적극 추진 중이다. 포스코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망간강은 현재 LNG육상탱크, 초대형 선박용 연료탱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포스코 그룹(POSCO홀딩스(005490))은 LNG 사업확장을 공식적으로 추진 중이라 향후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후판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판 가격 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최근 중동사태로 두 업계 모두 원가 상승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여러 변수가 후판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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