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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3일 14: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팔도가 지난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투자·배당 금액은 외부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본업 수익성 악화에도 러시아 법인의 활약으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운전자본 변동으로 영업으로 번 돈도 플러스가 됐지만 규모가 커진 투자와 배당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다. 결국 부족 자금을 단기 빛으로 메우는 상황이라 현금 운용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팔도 베트남 제2공장 전경. (사진=팔도)
도시락루스 효과로 현금은 늘었지만…차입금 급증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해 별도 기준 외형 축소와 영업이익 하락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흑자전환했다. 2024년 대비 지난해 회사 매출액은 5280억원에서 4737억원으로 10.3%, 영업이익은 153억원에서 9억원으로 94.1% 급감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014억원에서 1097억원으로 8.2% 늘었다. 매입채무 감소 등 운전자본 변동으로 영업현금도 마이너스(-) 42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순이익 방어 배경으로 그동안 팔도의 효자노릇을 했던 자회사 러시아법인 '도시락루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표 제품 '도시락'은 현지 용기면 시장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며 10년 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락루스 매출은 지난해 5009억원으로 전년 3979억원보다 25.9% 늘었다. 이에 팔도의 지분법손실도 지난해 67억원으로 전년 242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72.3% 줄었다.
그러나 문제는 팔도는 현재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고배당 기조를 지속하고 있어, 러시아법인만으로 이를 언제까지 상쇄할 수 있는지다.
실제 지난해부터 팔도의 재무활동현금흐름(재무현금)은 유출에서 유입으로 급반전됐다. 재무현금이 유입됐다는 것은 투자 및 배당 재원으로 쓰이는 돈을 외부 자금에 의존한 것으로 해석된다. 팔도 재무현금은 2024년 -306억원에서 지난해 204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원인은 단기차입금의 급증이다. 지난해 단기차입금 증가액은 550억원, 단기차입금 감소액은 135억원으로 기록됐다. 이에 순증액은 약 415억원이다. 반면 전년의 경우 차입규모 자체가 작았다. 2024년 팔도 단기차입금 증가액은 136억원, 감소액은 1억원 수준이었다.
투자·배당 동시 확대…차입으로 메운 현금 공백
배당금 추이를 고려하면 차입으로 현금흐름을 떠받드는 구조는 더 명확해진다. 팔도는 배당금을 2023년 215억원, 2024년 441억원, 2025년 211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는 배당을 절반 정도 줄였는데도, 단기차입금이 늘어났다. 이는 영업현금만으로 투자와 주주환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현금흐름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업현금 110억원인 반면 투자현금이 -273억원이다. 영업현금이 투자현금을 상쇄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약 163억원이 부족하다. 여기에 배당금 211억원이 추가 지출되면, 영업현금을 제외하고 필요한 현금은 374억원으로 추산된다.
팔도는 이를 단기차입금(415억원 순증)으로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즉, 영업에서 번 돈으로 투자와 배당을 감당하지 못해 부족분을 외부자금(차입금)으로 메우는 구조다.
러시아 법인이 언제까지 효자노릇을 할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팔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무력 분쟁 및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는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명시됐다.
팔도는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에 도시락루스 등 종속기업을 두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향후 영업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회사는 러시아법인 단일의존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에 100% 종속회사로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미국법인 'HYH America, Inc.'를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종속회사 'PALOCTAVE INC'에 참여해 1000만 달러를 출자했고 싱가폴 법인에도 2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에 투자현금도 2024년 -129억원에서 지난해 -273억원으로 유출규모가 더 확대했다.
다만 외형 축소와 본업 수익성 약화 속에서 차입에 의존하는 현금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어 지속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이와 관련 팔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24년 대비 지난해 팔도 현금흐름은 개선됐고, 차입금도 상환 여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투자와 관련해 "내수 시장 둔화가 심해지고 있기에 해외 시장 개척은 매우 중요하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방향성은 말씀드릴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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