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인회 "수사권 '강화'보다 검찰권 '축소'…사법부 폐쇄성 깨야"
김인회 인하대 로스쿨 교수, <뉴스토마토>와 인터뷰
'진술 회유' 의혹엔 "민주당 사실이라면, 공소취소해야"
"경찰 수사 이의신청 보완수사까지 막을 수 있겠는가"
"비법관 대법관 임명해 증원해야…국민참여재판 확대"
2026-04-17 06:00:00 2026-04-17 07:56:18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이 동시에 진행되는 형사사법 체계 대전환의 시기입니다. 검찰개혁은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마지막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법개혁은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을 시작으로 후속 개혁안을 논의 중입니다. 
 
형법 전문가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사법 체계 대전환과 관련해 "검찰개혁의 목적은 '수사권 강화'가 아니라 '검찰권 축소'"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건 개혁 목적에 맞지 않지만, 경찰 수사에 불만이 있는 고소인과 피해자의 이의신청으로 시작된 검찰의 보완수사까지 제한할 순 없다고 했습니다. 또 "사법개혁과 사법 독립이 양립 불가능한 가치가 아니다"라며 "비법관 출신을 대법관으로 임명해 사법부의 폐쇄성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시민사회비서관으로 재직하며 사법개혁 과정에 참여했고, 문재인정부 땐 검찰개혁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인회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운영쇄신 TF 제도 개선 방안 등 종합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실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김인회 교수와의 일문일답.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서 검찰의 진술 회유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제일 중요한 건 사실관계 확정입니다. 민주당 주장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명확해진다면 (진술 회유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수사권 남용이 공소권 남용으로 이어져 재판을 할 수 없는 사정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검찰 보복 수사의 대표적 사례인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었죠. 이때 검사들이 유우성씨에게 보복하겠다는 의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사건 흐름상 특정인에 대한 특정 목적을 가진 수사로 읽혔기 때문에 그런 결론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여당을 중심으로 검찰이 스스로 공소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위의 두 가지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공소 취소 요구는) 정치적 외압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술 회유가 사실이라면) 공소 취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다만 법원이나 검찰의 결정을 바깥에서 힘으로 뒤집는 건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정치권에서 제도 개혁이 아닌 구체적 사건을 언급하는 건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오피니언 리더나 법조인들이 (공소 취소 관련)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검찰개혁의 최대 쟁점은 보완수사권 존폐입니다. 교수님은 어떤 입장입니까. 
 
보완수사권 문제는 민주당 내부의 소위 개혁론자들끼리 싸움 아닌가요. 바깥에서 보면 그들은 공통점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차이점만 강조하니 우리가 같은 기차 다른 칸에 있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기차를 탄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윗선에서 공통점을 찾아 큰 틀을 정하면, 실무 단계에서 조율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보완수사권을 지금처럼 인정하면 수사권 분리 이전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 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면 기준이 불명확해 곤란합니다. 국민 권리 관점으로 보면 쉽습니다. 현재 경찰 수사에 불만 있는 고소인과 피해자가 이의신청하면 검찰이 보완수사하고 있습니다. 이것까지 (검찰이 보완수사를) 못하게 할 순 없다고 봅니다. 검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 신청할 수 있는 것처럼요. 검찰 보완수사가 어렵다면 경찰 내부나 법원에서 불복 절차를 할 수도 있겠죠.
 
수사기관의 역량 문제도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면 결국 국민이 피해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검찰개혁을 하는 이유는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수사권을 강화하자는 생각까지 해선 안 되죠. 수사권을 강화하려면 검사를 더 뽑는 게 낫습니다. 수사권 총량이 늘어나면 국민 생활을 더 파악하겠단 거고, 정보를 더 많이 모으겠단 건데 이게 지나치면 독재가 됩니다. 
 
검찰개혁과는 별개로 경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이런 걱정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2021년 시행된 자치경찰제는 올 하반기에서야 국가경찰과 이원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자치경찰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서 경찰위원회가 힘을 잃게 됐고, 결국 경찰권의 분산과 견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5년이 지나도록 경찰개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경찰에 모든 수사권이 넘어가는 걸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수청이 오는 10월 출범합니다. 국가경찰과 역할 구분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범죄는 자치경찰에 넘겨야 합니다. 중대한 6대 범죄에 대해선 중수청에서 수사를 하고, 그 외 수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하면 됩니다. 국수본은 장기적으로 존재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 (경찰개혁 논의에서) 중수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자치경찰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서 이상한 생각(중수청 설립)이 나온 겁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미래는 어떨까요. 
 
작은 조직이니까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테스트가 더 필요합니다. 현재 실력으로는 인력과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능력 있는 집단으로 바뀔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존재의 필요성은 있다고 봅니다. 
 
사법개혁은 사법 3법이 통과되면서 사실상 시작됐습니다. 필요한 후속 조치는 무엇입니까.  
 
대법관 증원은 비법관을 대법관으로 임명해야 합니다. 법원 경험만 오래 있는 관료 법관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면 현재의 문제를 확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 활동을 한 법조인을 대법관으로 임명해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대법관 구성에서 법관과 비법관의 비율은 일대일이 적당합니다. 아울러 법원행정처 대신 비법관들이 참여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민참여재판을 10배 이상 확대해야 합니다.
 
법원도 검찰처럼 국민적 신뢰를 잃었습니다. 사법 농단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지귀연 부장판사의 윤석열씨 구속취소 결정 등 사건이 중첩됐습니다. 
 
박근혜정부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은 관료시스템 아래 최고 집단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했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신뢰를 잃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김명수 대법원장도 법원이 스스로 개혁하면서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날려버렸습니다.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갖가지 의아스러울 정도의 사건이 터져 나오니 법원으로서는 매우 큰 위기에 닥치게 된 겁니다. 
 
사법개혁이 논의될 때마다 사법 독립이 대립적 가치로 제시됩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사법개혁에서 사법 독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법원 행정이나 사법 시스템 등 제도개혁은 행정부와 입법부가 주도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건만 손대지 않으면 됩니다. 여러 폐쇄적인 집단을 보면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사법부도 사실은 별로 다르지 않은데 사법 독립이란 정체성을 너무 강화해서 국민들과 괴리되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사법 독립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닙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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