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논란 한화솔루션, 경영진 장내 매수 놓고 책임경영 논쟁 확산

2년 영업손실·배당 중단 속 RSU 97만주…투자자 신뢰 훼손 우려
2026-04-16 17:19:03 2026-04-16 18:11:05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이 약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지분 희석 방어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회사는 책임경영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경영진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적 부진 속에서 대규모 증자와 경영진 보상 문제까지 겹치며 지배구조 문제로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약 2조4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해 왔습니다. 회사는 조달 자금 가운데 9000억원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 투자, 1조5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한화솔루션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회사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 약 10거래일 만이며,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내려진 조치입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3월26일 약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 동안 주가는 약 20.78% 하락했습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가 기존 발행주식의 40% 이상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논란이 커지자 한화그룹은 주주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한화는 배정받은 신주를 전량 인수한 뒤 최대 120%까지 초과 청약할 계획입니다. 약 8438억원 출자와 2534만2255주 청약에 해당합니다. 또 한화솔루션은 3월27일 김동관 부회장이 약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회사는 김 부회장이 약 8만1500주를 매입할 예정이며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도 각각 약 6억원 규모 주식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회장은 이후 실제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4월1일부터 3일까지 장내에서 총 8만1400주를 매수하며 한화솔루션 지분 0.05%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한화 측은 이를 책임경영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 관계자는 "경영진이 직접 자금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회사 성장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수익성 회복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지분 희석 방어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유상증자에서는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이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주주나 경영진은 신주 인수 또는 주식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유지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에게 신주 인수 권리가 배정되기 때문에 대주주나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며 “경영진 주식 매입은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유상증자 논란과 함께 경영진 보상 구조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한화솔루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형태로 2020년 이후 총 97만2622주의 주식 보상을 부여받았습니다. 특히 2025년에만 약 39만주가 추가로 부여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회사는 최근 2년 연속 영업손실과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배당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은 주식 가치와 연동된 보상을 지속적으로 축적한 셈입니다. 한화솔루션 16일 종가(4만4300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김 부회장이 부여받은 RSU 잠정 가치는 약 430억원 규모입니다.
 
한화 측은 RSU 역시 장기 성과보상 제도라는 입장입니다. 한화 관계자는 "RSU는 단기 성과급과 달리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기 위한 보상 체계"라며 "최대 10년까지 이연 지급되는 구조로 주가가 하락하면 개인 보상 가치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가 투자자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실적이 좋지 않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영진에게 상당 규모의 주식 보상이 이어지는 구조라면 투자자들이 거버넌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영진 보상 체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옵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RSU 역시 경영진 총보상의 일부로 봐야 한다"며 "금액이 확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주총회 승인 없이 지급되는 구조는 일반주주 지분 희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실적 부진 상황에서 경영진 보상이 이어지는 구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상복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추진하면서 경영진 보상이 동시에 이어지는 구조는 투자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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