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2020년 12월 울주군이 '불가 통보'를 내리고 중단시킨 울산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업이 2022년 11월엔 '수용 통보'를 받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민선 8기 출범 5개월 만입니다.
울산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업의 정식 명칭은 '대양이앤이㈜(현 태진) 일반폐기물매립시설 설치사업'입니다. 2019년 초 대양이앤이가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 일원 14만여㎡ 부지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짓겠다고 나선 겁니다. 대양이앤이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울산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6년 1월부터 2040년 4월까지 매일 600톤의 산업폐기물을 이곳에 묻겠다고 했습니다.
이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선 두 가지 법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폐기물관리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입니다. 폐기물관리법상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는 울산시가 내리지만,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인 만큼 낙동강청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국토계획법상 도시관리계획은 울주군이 입안하고, 울산시가 최종 결정합니다.
이에 울산시는 대양이앤이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은 직후 낙동강청 등 관계기관에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낙동강청은 2019년 2월 해당 사업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판단, 울산시에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 전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쳐야 한다'라는 조건을 달아 회신을 보냈습니다.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환경오염 논란을 일으키는 탓에 적합 통보 전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양이앤이가 추진하는 폐기물 매립장은 온산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한 자연녹지 지역으로, 반경 2㎞ 이내에 대규모 주거단지와 학교·병원 등이 모여 있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울산시는 낙동강청의 조건과 달리 그해 8월 폐기물관리법상 매립장 조성에 적합 통보를 내렸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 사업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분류됐었고, 도시계획 변경 등 다른 절차와 병행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했던 시점입니다. 특히 낙동강청이 본격적인 '입지 재검토' 의견을 내기 전이었고, 울주군의 판단도 나오지 않은 초기 단계였습니다.
이에 대양이앤이는 국토계획법상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위해 울주군에도 사업계획서를 보냈습니다. 울주군도 낙동강청 등 관계기관에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낙동강청은 이듬해인 2020년 5월과 12월에 울주군에 '입지 재검토' 의견을 보냈습니다.
결국 울주군 도시계획위원회는 낙동강청 의견에 따라 2020년 5월 산업폐기물 매립장에 대해 '입지 부적합' 자문 의견을 냈고, 울주군은 12월 이를 근거로 매립장 '불가' 통보를 내렸습니다. 울주군에서 도시관리계획 입안이 무산되자 해당 사업은 울산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단계로 넘어가지도 못했습니다. 대양이앤이 사업은 폐기물관리법상 적합 통보는 받았지만, 국토계획법에서 불가 통보를 받은 겁니다. 사업은 이 시점에서 종결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2022년 6월 8회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달라졌습니다. 당시 선거에선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울산시장에, 같은 당 이순걸 후보가 울주군수에 당선됐습니다. 민선 8기가 출범하고 5개월 뒤인 그해 11월, 울산시는 대양이앤이가 다시 제출한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서에 또 적합을 통보했습니다.
물론 2019년 최초 적합 통보와는 조건이 달랐습니다. 2019년 당시는 낙동강청의 본격적인 반대 의견이나 울주군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초기 단계였습니다. 반면 2022년 11월 적합 통보는 낙동강청이 두 차례 '입지 재검토' 의견을 내고, 울주군이 '불가 통보'로 사업 추진이 막힌 뒤에 내려진 결정입니다. 울산시가 적합 통보를 낸 2022년 11월은 낙동강청이 세 번째 '입지 재검토' 의견을 울주군에 회신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울산시가 적합 판정을 유지하자 2023년 2월 울주군도 2020년 12월에 내렸던 입장을 뒤집고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그사이 달라진 것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로 울산시장과 울주군수가 동시에 교체됐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도 대양이앤이는 낙동강청에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EIASS) 공개 자료에 따르면, 대양이앤이 일반폐기물매립시설 설치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2023년 11월17일 낙동강청에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낙동강청은 번번이 입지 적정성을 문제 삼았고, 결국 2025년 5월 이 사업에 대해 최종 '재검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낙동강청이 5년에 걸쳐 산업폐기물 매립장 사업의 적정성을 걸고 넘어지자 2025년 9월 울주군은 결국 도시관리계획 입안 자체를 취소했습니다.
울산광역시가 지난 2023년 10월 공고한 대양이앤이 일반폐기물매립시설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결정 내용 공개서에 첨부된 사업 예정지 위성사진. (사진=울산광역시 홈페이지)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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