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입지가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더욱 좁아지는 모습입니다. 선거를 준비하는 국민의힘 광역자치단체 후보들이 중앙당과 거리 두기에 나서면서 '독자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장동혁 지도부와 차별화하면서, 동시에 중도 확장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미 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앙당, 득점보다 실점"…커지는 장동혁 패싱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후보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를 타이밍인데, (미국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말씀을 나눴기에 지방선거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 없다"며 "당 지도부는 여기 있어도 별로 할 일이 없는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렇게 변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습니다.
오 후보는 장 대표가 귀국 직후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진종오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는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보수와 중도를 포용하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장 대표의 행보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독자 선대위' 구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 후보는 지난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건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중앙선대위가 전체적으로 잘 해서 선거를 이끌고 가기보단 각 지역별, 권역별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앙당에 대해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이 득점을 하기보다 실점을 워낙 많이 했다"며 "지역에서 부산말로 '쎄빠지게' 일해도 중앙에서 실점하면 이게 잘못될 수 있지 않느냐"고 따졌습니다.
텃밭서도 사라진 '빨간색'…갈 곳없는 장동혁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오고 있는데요. 문제는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도 장 대표와 선을 긋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도 장 대표의 소통 방식을 질책했습니다. 그는 지난 15일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최근 (장 대표와) 소통이 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강원도를 방문한다면 쓴소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보수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와 경북에서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은 '권역별 통합 선대위' 구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중앙당과 거리 두기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과 크게는 두 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지지율 반등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본격적으로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빨간색'보다 '흰색' 점퍼를 입은 것도 당 지도부와 멀리하겠다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오 후보는 최종 후보로 확정된 후 기자간담회에서 빨간색이 아닌 초록색 넥타이를 선택했는데요. 오 후보는 "처음 시장 선거를 할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해명했지만,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의 장동혁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 아닌가"란 해석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의 현수막도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과 흰색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실제 지방에서도 빨간색보다 흰색 점퍼를 입는 후보들이 많다"며 "수도권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현수막을 파란색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장 대표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