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30원대 터치…물가까지 '이중 압박'
가파른 원화 약세…장중 1530원 넘기도
고환율→수입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전이
정부, '물가 잡기' 총력…가용수단 총동원
2026-06-04 17:28:36 2026-06-04 17:38:2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장중 1530원대까지 돌파했습니다. 고환율은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소비자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2개월 만에 3%대를 넘어선 가운데,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반기 물가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 역시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입니다. 정부는 여름철 농축수산물 수급 안정, 휴가철 바가지요금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 잡기에 나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원·달러 환율, 연일 급등세…개장부터 1530원 돌파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3원 오른 1529.7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지난 3월31일(1530.1원)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530.0원에 장을 시작했습니다. 개장 직후엔 1530.8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 거래를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10일(1554.0원) 이후 17년3개월 만입니다. 장중 1530원을 돌파한 것 또한 지난 3월31일 이후 처음입니다. 환율이 치솟은 배경에는 중동 전쟁 여파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추가 관세 발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급등세가 이어졌습니다.
 
가파른 원화 약세에 정부도 예의 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 고물가에 고환율…정부, 물가 관리 '비상' 
 
고환율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물가입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유와 곡물, 식료품 등 수입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며 기업의 부담은 물론, 가계의 실질 구매력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문제는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가 3%대를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로, 26개월 만에 3%대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24.2%나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를 0.92%포인트나 끌어올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환율까지 이어지면서 하반기 국내 물가 우려가 한층 커졌습니다. 정부 역시 물가 상승에 경각심을 가지며 민생물가 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 부총리도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기"라며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 지원, 공급 확대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쌀, 고등어 등 주요 농축수산물을 최대 50% 할인 지원하고, 계란과 닭고기는 납품단가 인하와 함께 신선란 2000만개, 닭고기용 종란 1700만개를 수입해 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여름철 폭염·호우 대비 농축수산물 수급 안정 방안에 대해서는 "6월부터 관계기관 합동 대책반을 선제적으로 가동해 농축수산물의 가격과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여름철 바가지요금 근절과 관련해서는 "부산 지역 대규모 공연과 관련해 현재까지 2000여개의 대체 숙박시설을 확보·제공할 예정이며, 열차 14회, 심야버스 40편 등 교통편도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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