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새벽배송 각축전 치열
이커머스 선두권 업체 배송 공세 강화에 위기감 고조
"결국은 배송이 답" 공감대 형성
SSG닷컴·오아시스·컬리, '새벽배송' 권역 확대 박차
2025-03-27 15:04:58 2025-03-27 16:58:2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의 속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국내 토종 업체들이 다시금 빠른 배송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사실 온라인 플랫폼들의 속도전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치열하게 전개된 바 있는데요. 이후 엄청난 투자에 나선 쿠팡의 공세에 토종 업체들은 하나둘씩 백기를 들며 배송 전쟁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근래 쿠팡이 광범위한 풀필먼트 센터를 토대로 배송 권역을 확대하고 여기에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까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배송 전쟁에 뛰어들 것을 선언하면서, 토종 업체들의 긴장감은 한층 커졌는데요. 결국 시장에서는 속도 말고는 선두 업체들을 추격하기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새벽배송'을 재차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추세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은 이날부터 CJ대한통운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쓱 새벽배송'을 광주광역시까지 확대했습니다. 그간 SSG닷컴은 충청권과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에서 새벽배송을 실시해 왔는데요. 이번에 배송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그 권역을 넓힌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광주 남구·동구 전역과 북구·서구 일부 지역 고객들은 오후 10시까지 새벽배송 상품을 주문하면 익일 오전 7시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내달 3일부터는 광주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SSG닷컴은 광주 지역에서 새벽배송하는 대부분 신선식품에 '신선보장제도'를 적용합니다. 이는 새벽배송으로 받아본 신선식품이 신선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상품 사진을 업로드해 간편하게 환불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또 SSG닷컴 측은 정시 배송도 보장한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부산 및 대구 지역의 새벽배송 정시 배송률은 100%에 육박한다는 설명입니다.
 
SSG닷컴 관계자는 "차별화된 장보기 상품 및 서비스, 배송 경쟁력을 높여 쇼핑 편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벽배송 전문 기업인 오아시스도 배송 권역을 넓혔습니다. 오아시스는 그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요. 오아시스는 이달 17일부터 아산, 천안, 청주, 세종, 대전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장했습니다.
 
오아시스 측은 충청권 친환경 장보기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새벽배송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 상반기 내 전국 단위로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물류 센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고도 부연했습니다.
 
이 밖에 컬리는 오후 11시까지 주문 시 익일 오전 7시에 배송하는 '샛별배송' 서비스 권역을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경북 경주를 시작으로 포항, 전남 여수, 순천, 광양 등으로 이른바 '컬세권'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올해 역시 권역을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사실상 이커머스 산업에서 배송이 핵심 키워드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토종 업체들의 이 같은 빠른 배송 각축전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업체들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시간 부담을 덜어주고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은 결국 빠른 배송 밖에 답이 없다"며 "시장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주력 수요층이 점점 젊어지면서 빠른 배송을 원하는 유통 산업 풍토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토종 이커머스 기업 간 새벽배송 경쟁을 촉진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한 주택가에서 택배 기사가 배송 물품들을 들어 올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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