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이용자 몰래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 이들의 개인정보를 넘긴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테무가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또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도 해킹 공격에 따른 고객 개인정보 유출됐는데요. 해외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책임 의식이 부족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지난 15일 테무에 대해 약 13억6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2월 테무를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등 C커머스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알리는 작년 7월 개인정보 국외 이전 위반 등을 근거로 과징금 19억7800만원이 부과됐으나, 테무는 과징금 산정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제때 제출하지 않아 처분이 늦어졌습니다.
테무는 개인정보위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야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수정했고, 한국 판매자에 대한 신원 확인 정보 수집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대표 브랜드인 디올의 국내 고객 정보도 유출됐습니다.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이하 디올)는 이달 13일 홈페이지에 “외부의 권한 없는 제3자가 디올 패션&액세서리 고객들의 일부 데이터에 접근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영향을 받은 데이터에는 성함,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구매 데이터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공지했습니다.
디올은 은행 정보나 신용카드 정보, IBAN(국제은행계좌번호) 등 금융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디올은 사고를 인지했다고 주장하는 지난 7일부터 6일이 지난 13일에야 소비자들에게 안내를 했습니다. 이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디올의 조치를 놓고도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외 브랜드의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전문가들도 개인정보 보호가 단순한 기술적 이슈를 넘어 기업의 윤리성과 브랜드 신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소비자에게 신뢰로 접근하는 기업이라면 정보 보호 역시 브랜드 관리의 연장선상에서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 정보보안은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이제 정보보안은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 되고 있다. 기업이 정보 보호를 소홀히 하는 순간 소비자는 신뢰를 거두고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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