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3구 등 일부 지역에서 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대출 막차 수요에 기준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 수요 억제와 중장기 공급 확대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9% 오르며 18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강남구는 전주 대비 0.40%, 서초구는 0.42%, 송파구는 0.50% 급등하며 강남3구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거래량도 늘었습니다. 11일까지 신고된 5월 아파트 거래량은 6358건으로 4월 5401건보다 많았습니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은 만큼 최종 거래량이 7000건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넘어서 성북구, 노원구, 금천구 등 외곽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성북구의 상승 거래 비중은 46.8%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월 42.3% 대비 4.6%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노원구(44.5%)와 금천구(46.3%) 역시 각각 4.5%포인트, 1.6%포인트씩 상승하며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상승 비중(47.9%) 증가 폭(0.6%포인트)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해당 지역의 거래 건수 역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성북구의 5월 거래량은 258건, 노원구는 338건으로 전월 대비 각각 87%, 88%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실거래가 신고가 최대 2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량은 전월을 크게 앞지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금천구도 같은 기간 45건으로 전월(55건)의 81% 수준이지만, 최종 집계 시 전월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중에는 최고가 거래도 일부 포함됐는데요. 성북구 장위동 '장위 자이레디언트'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14억475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달 노원구 중계동 '중계 한화꿈에그린 더 퍼스트' 전용 121㎡ 역시 13억29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전경. (사진=뉴시스)
강남 연일 신고가…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 10억원 시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무색하게 강남권을 중심으로는 연일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5차' 전용 82㎡는 지난달 24일 52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1.93㎡는 지난달 19일 4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는데요. 이는 직전 거래가인 31억원에서 1년여 만에 가격이 13억원 치솟았습니다. 압구정동 '신현대(현대 9·11·12차)' 전용 84㎡은 지난달 60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돼 4달 만에 8억원이 올랐습니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98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0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집값 상승세가 강해지면서 정부가 추가 부동산 규제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서 시장 과열 조짐이 심화할 때 이를 차단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우선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완화로 매물 유도를 통해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기 수요에 대한 세제 강화로 투기 수요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동시에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속도감 있는 정비사업 지원으로 입주 시점을 앞당기고, 청년·무주택자 대상 분양 물량 확대가 병행되어야 실수요층의 내 집 마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보다 인허가 등 주택 공급 진도율이나 분양 진도율이 저조한 상황으로 수요가 있고 미분양이 적은 서울 등 수도권의 도심 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으론 지방 등 균형 발전을 위해 현 정부가 공약했던 5극 3특이나 제2주소지제 등 지방 거점 개발 등으로 수요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서도 강한 규제 회귀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주었고, 당분간 집값 잡기 위한 규제 방향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집값 안정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공급에 대한 속도감으로 매수자들이 청약 대기자로 이동할 수 있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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