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포스코홀딩스의 현금 확보전…HMM 인수 '예열'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올해만 1조원 현금 확보
건설·소재 부진에 포스코이앤씨 충당금 부담 가중
전문성 부족 우려하는 해운업계 반발 해결 과제
2025-10-17 06:00:00 2025-10-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5일 10: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홀딩스)가 철강과 건설, 2차전지소재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고전하면서 수익성이 정체된 가운데 안전 사고와 고율 관세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쳤다. 이에 회사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HMM(011200) 인수를 고려하고 현금 확보전에 나섰다. 회사 영업이익률이 반 토막나고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안전사고 여파가 장기화되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진=포스코홀딩스)
 
주요 사업 부진·자회사 이슈가 발목…신사업 투자 모색 시급
 
15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며 현금 유동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100건 이상을 정리했고, 올 상반기에도 11건의 자산 매각으로 약 350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7월에는 중국 장가항 제철소 매각을 통해 40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으며, 지난달에는 보유 중이던 일본제철 지분 1569만주(1.5%)를 처분해 약 2400억원을 손에 넣었다.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동시에 회사는 신규 성장 분야 진출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HMM의 사업성 및 인수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물류 효율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해운업 진출을 통해 철강 중심의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수 작업을 위한 실탄을 충분하다. 올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조22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9조7689억원으로 유동성 자산 규모는 16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반년 새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회사는 추가 자산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포스코홀딩스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확보한 현금이 1조원을 넘어선다”며 “HMM 인수에 대비한 실탄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HMM 인수와 관련해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반발 속 HMM 인수 난항 예고…본업 한계 돌파전
 
다만,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움직임에 해운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한국해운협회는 전일 장 회장에게 ‘HMM 인수 검토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하며 “철강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가 HMM을 인수할 경우 전문적 해운 경영이 어렵고, 경영이 악화되면 해운산업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대형 화주의 해운업 진입이 기존 선사의 물량과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포스코홀딩스 역시 물러서기 어려운 처지다. 철강 시장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장기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 부문 역시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사고 여파로 ESG 경영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9월 전 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으로 공사가 중단되며 실적 타격을 입었고,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에 대한 정부 조사가 내년 1월까지 연장되면서 추가 충당금 부담도 가중되면서 고스란히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을 발목 잡고 있다.
 
2차전지소재 부문 또한 낮은 가동률로 적자가 지속되며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홀딩스의 순이익률은 2023년 2.4%에서 지난해 1.3%, 올해는 1%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ROE도 3.2%에서 1% 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HMM 인수는 본업의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주주들에게 부담일 수 있다”면서도 “철강산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새로운 사업 축을 세우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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