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반복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도 코스피는 꿈쩍 않고 3%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5000선을 넘어섰습니다. 코스닥도 전일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1000선에 안착하며 하루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135.26포인트(2.73%) 오른 5084.85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전일보다 16.70포인트(0.34%) 하락한 4932.89에 장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이 1조가량 팔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800억원 2720억원 매수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입니다. 이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와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한국거래소(KRX)는 2026.1.27(화) 오후 3시30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코스피 사상 최초 5000 돌파 기념으로 직원들이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코스닥은 전일보다 18.18포인트(1.71%) 상승한 1082.59에 마쳤습니다. 코스닥 역시 전일보다 하락 출발했으나 상승 전환했습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3600억원, 2300억원 매도한 반면 기관은 1조6900억원 매수했습니다. 코스닥은 전날 세운 최고치(1064.44)를 하루 만에 경신했습니다.
장 시작 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무역 합의을 이해하지 않고 있다"면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에 대한 한국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 합의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정을 일컫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투자의 법적 근거가 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국회에 발의됐으나 현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지수를 견인한 것은 대형 반도체주였습니다. 씨티그룹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40만원으로 제시했고,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 AI 칩에 HBM을 단독으로 공급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SK하이닉스가 6만2000원(8.42%) 오른 79만8000원에 마감했습니다. 한때 80만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4.73% 오르면서 15만93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의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며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지만 실제로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한국 국회가 2월 임시국회를 앞둔 가운데 빠른 입법 이행을 끌어내기 위한 협상용 카드로 해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트럼프 관세에도 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에 익숙해진 모습"이라며 "SK하이닉스, 전력, 기계, 원자력 등 실적 모멘텀 업종이 상승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0.61%, 1.35% 하락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관세가 10% 포인트 상승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5조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역 협상은 이미 대통령 간 합의가 끈난 사안으로 국회 비준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결될 일시적인 리스크로 보는 분석이 주를 이룹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5.6원 오른 1446.2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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