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벼랑 끝 타결'에 가슴 쓸어내린 평택
막판 타협에 평택캠퍼스 ‘정상 업무’
인근 상인들도 총파업 유보 “잘됐다”
최악 사태 면해 직원들도 한숨 돌려
2026-05-21 16:52:59 2026-05-21 17:11:04
[평택=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지금이라도 (협상이)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타협점이 보이니까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겠어요? 이제 제대로 합의해서 사람들도 열심히 출근하면 좋겠습니다. 잘 해결되길 바라야죠.”
 
21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동 인근에서 어묵 노점을 운영하는 유모(49)씨는 삼성전자 노사 간 잠정 합의안 도출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삼성전자 최대 생산기지인 평택캠퍼스의 주민들도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숨죽이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던 삼성전자·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인근 상인들은 총파업 유보에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21일 오전 7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대는 통근버스와 차량으로 교통 정체가 일어났습니다. 버스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궂은 비를 뚫고 잰걸음으로 근무지를 향해 이동했습니다. 자신을 협력업체 노동자로 소개한 A씨는 “연장 작업을 못 하다 보니 근무 시간이 일부 줄어들었다”면서 “아직 제대로 공지가 나오지 않아서 출근해 근무 시간을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21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동 일대에 붙어 있던 플래카드들이 철거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이날 평택캠퍼스 부근에 걸려있던 파업 플래카드는 오전부터 하나둘 내려졌습니다. ‘참을 만큼 참았다’, ‘무능 경영 심판하고 생존권 사수하자’, ‘매년 위기 땐 경영진 성과급, 슈퍼사이클 땐 직원들 갈라치기냐’와 같은 성난 말들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의 시간이 오고 있었습니다.
 
가슴 졸이며 노사 협상을 지켜본 것은 인근 상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일 유동인구가 주말보다 높은 상권인 탓에, 총파업이 유보되자 한숨을 돌린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점주 B씨는 “이곳은 주말만 되면 거리가 휑한데, 총파업으로 평일마저 거리가 텅텅 빌지 걱정했다”면서 “일단 합의를 했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 상가. 이곳은 평일 유동인구가 주말보다 월등히 높다. (사진=이명신 기자)
 
편의점 업주 C씨 역시 “이곳은 출근 시간에 한 번, 퇴근 시간에 한 번, 이후 저녁에 사람들이 붐빈다”며 “이 일대가 모두 삼성의 베드타운”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점심시간에는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직원, 평택캠퍼스 4공장(P4)·5공장(P5) 건설 노동자들로 상가마다 활기가 돌았습니다.
 
퇴근길에 만난 삼성전자 노동자들도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했다며 안도했습니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 길에 만난 50대 메모리사업부 직원 D씨는 전날 밤 노사 간 잠정 합의에 대해 “그래도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파업으로 가는 것보단 합의안이 나온 게 백배 낫다”고 웃었습니다.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임직원, 평택캠퍼스 건설 노동자들이 21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동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시스템LSI 사업부에 몸을 담고 있는 김모(51)씨 역시 “파업으로 가면 노나 사나 큰 상처를 입었을 텐데, 합의안이 도출돼서 맘이 놓였다”며 “다만 지금이 잠정 합의라 최종적으로 합의가 어떻게 될지 다들 궁금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점심 무렵 그쳤던 비가 다시 거리를 적셨습니다. 교대 시간을 앞둔 노동자들이 우산을 쓰거나 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길을 건넜습니다. 무심하게 내리는 빗속에서 성과급을 받는 노동자와 받지 않는 노동자는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평택=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