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은행과 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사가 참여하는 '2026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습니다. 무려 82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는데요. 취업준비생들의 직무체험부터 현장면접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내년부터는 박람회를 연 2회로 확대하고 그중 한 번은 비수도권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높은 연봉·탄탄한 복지…취준생 몰린 은행권
금융당국이 후원하는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습니다.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20일까지 진행하며, 은행 15곳, 보험 16곳, 증권 9곳, 카드·캐피탈 12곳, 금융공기업 20곳, 협회 6곳, 외국계 금융사 4곳 등 모두 82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박람회에서는 현장면접과 모의면접, 채용상담을 비롯해 현직자 컨퍼런스, 직무체험·교육,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취업준비생들이 실제 업무와 채용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강화했습니다. 금융권 필기전형 관련 강의와 실기전형 체험, 전문가 피드백 제공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실제 업무 환경과 유사한 공간에서 관련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금융 직무체험관’도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구인 기업과 구직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AI 도입과 경력직 선호 등으로 금융권의 채용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청년들의 취업 기회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보고 내년부터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를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키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차례는 비수도권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서울에서 열리던 박람회를 지역으로 확장해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권 채용 정보와 현장면접 기회를 지방 청년들에게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역 청년과 금융회사 간 직접적인 접점을 넓혀 취업 기회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환영사에서 "AI 도입, 기업의 경력직 선호 심화 등 청년들이 느끼는 금융권 취업 문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등을 감안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육성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AI와 디지털 기술 발전 등 금융산업 변화에 발맞춰 금융권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실물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변화를 주도할 청년 인재들의 도전을 응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단연 은행권이었습니다. 높은 연봉과 탄탄한 복리후생을 갖춘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만큼 채용 정보와 현직자의 조언을 얻으려는 구직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복리후생은 은행권의 높은 선호도를 뒷받침합니다. 4대 은행은 임차사택·합숙소 등 주거 지원부터 학자금, 자기계발·연수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강검진과 의료비, 휴양시설, 복지포인트 등 생활·여가 지원도 두텁습니다. 일부 은행은 매달 워라밸 지원비를 지급하거나 금요일 조기 퇴근제를 시행하는 등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합니다.
은행권은 이날 사전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현장면접도 진행했습니다. 현장면접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지원자에게는 향후 해당 은행 공채에서 서류전형을 면제해 주는 인센티브가 주어집니다. 은행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박람회 현장면접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배경입니다.
취업 문턱 넘으려면..."직무 경험 보여줘야"
은행들이 취업준비생들에게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직무 적합성'이었습니다. 은행 업무가 세분화되고 전문성이 중요해지면서 지원자가 쌓아온 경험이 실제 업무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평가 방식에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금융 상식뿐 아니라 실제 은행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필기시험부터 검증하는 식입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NCS를 기반으로 하는 농협종합역량검사를 개발·시행 중으로, 직무능력평가와 직무상식평가 필기시험이 있다"며 "특히 직무능력평가에서는 은행 업무와 연관성 있는 문제를 출제해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가진 경험을 지원 직무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단순히 경험을 나열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고, 무엇을 배우거나 성취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무진 면접 중 BEI 면접(기초직무면접)을 위해서는 직무와 관련된 경험에서 성과를 내거나 배우고 성장한 점 등을 잘 정리하고, PT 면접에서는 논리적으로 의견을 전개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지원자의 경험과 직무 간 연결성을 강조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면접에서는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 인재인지를 평가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어떤 역량을 얻었고, 희망 직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반면 학력이나 출신 학교 등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이른바 '스펙'의 영향력은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블라인드 채용 원칙에 따라 배경보다는 지원자가 가진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기업은행(024110) 관계자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으며 학력이나 학교명, 나이, 성별 등의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본인의 성장 과정과 강점을 이야기하면서 성장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19일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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