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한 상장폐지 절차가 중단되면서 코넥스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 역시 멈췄습니다. 코넥스 이전상장 1호 기업 탄생을 야심차게 준비하던 한국거래소로서는 추진 동력을 잃게된 셈입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1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업 코넥스 이전상장은 열흘가량 중단된 상태입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은 기존 시장에서의 상장폐지가 전제가 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현재 상장폐지 절차 자체가 유예가 됐기 때문에 코넥스 신규 상장도 같이 중단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달 23일 개정된 '코넥스시장 상장규정'을 시행했습니다. 시가총액 미달 요건으로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 중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 이상 영업이익 존재 △자본총계 200억 이상이면서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1개 사업연도 영업이익 존재 등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의 코넥스 이전의 길을 열어준 겁니다. 이전 신청 희망 기업은 사전협의를 거쳐 기존 소속 시장에서 시총미달 상폐 후 해당 주권이 코넥스 시장에 상장돼 지속적으로 매매거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해당 규정에 따라
신라에스지(025870)는 상장폐지 사유 충족(관리종목 지정 후 45일 이상 시총 기준 미달)이전인 지난달 11일 코넥스 이전상장 사전협의 신청을 했고, 사흘 후인 같은 달 14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지만 코넥스 신규 상장 심사를 이유로 정리매매에 돌입하지 않았습니다.
신라에스지의 코넥스 이전상장은 당초 9월 말께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상장에 필요한 절차 등을 조율한다는 명목으로 잠시 미뤄졌습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첫 사례 기업이다 보니 세부 사항을 신경쓸 것이 많았다"면서 "사전 협의 후 업무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데 시간이 좀 소요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법원이 상장폐지 자체에 제동을 걸면서 사정이 또 달라졌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이 제기한 상폐결정 효력정지 등 가처분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 자체에 대해서는 "수단이 적합하지 않거나 기준 금액이 과도하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장법인의 이의신청 등 절차참여권 보장과 적용 시기 조기화 부분을 문제삼았습니다.
거래소는 유사 분쟁 확산에 따른 기업·투자자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을 고려해 관리종목 지정 후 후속 상장폐지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이전상장 협의 역시 보류됐습니다. 거래소 측은 "전제 조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처분 인용에 대한 추가 판단이 나올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신라에스지 말고도 이전상장을 저울질했던 곳들이 몇 군데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이 마저도 모두 멈췄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것이 보류 상태다. 향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왔는데 갑자기 절차가 중단이 되서 힘든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조속한 상장폐지 절차 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입니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거래소의 입장을 정리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한번 받아보려 한다"며 "시간이 그리 오래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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