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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26일 16: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때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성일하이텍(365340)이 업황 악화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단기차입금 증가와 이자 비용 급등으로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새만금 3공장의 가동이 실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성일하이텍)
작년 영업적자 724억원…전년비 적자 규모 9배 증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적자 폭이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2022년까지 48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83억원 적자로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9배 가까이 증가한 714억원에 달했다. 적자 확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메탈 가격 하락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새만금 3공장 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해외 자산 손상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재고 평가 손실까지 더해져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공장의 가동이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됐지만, 초기 가동률이 낮아 고정비 부담이 가중된 것도 적자 확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 3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이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됐지만, 초기 가동률이 낮아 고정비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감가상각비 증가와 함께 운영비 부담도 커지면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접어들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리튬 등 금속 가격 하락이 맞물려 성일하이텍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적자가 지속되며 현금 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차입금 규모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성일하이텍의 단기차입금은 1198억원으로, 전년(57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동성장기부채도 99억원으로 전년(53억원) 대비 약 두 배 증가했으며, 유동성전환사채 430억원이 추가되면서 전체 단기성부채 규모는 1727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차입금 증가로 인해 이자비용도 크게 늘어났다. 2023년 37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8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재무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발행한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을 지난해 말 7만9171원에서 5만5420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현재 주가(26일 종가 기준 3만4550원)가 이보다 낮아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원금 상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금성자산 부족…실적 가시화 '시급'
차입금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성일하이텍의 현금성자산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자산은 총 338억원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 23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92억원, 기타금융자산 16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는 전체 차입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족한 수준으로, 단기 유동성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일하이텍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3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가동률이 상승하면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최근 코발트 등의 광물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메탈 시세 상승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광물 가격이 좋아지고 있고, 지정학적 요소가 받쳐준다면 올해 하반기부터 3공장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성일하이텍이 장기적으로 차입금 부담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전기차 시장의 회복 속도와 폐배터리 재활용 수요 회복 여부가 향후 성일하이텍의 실적 개선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성일하이텍은 새만금국가산단 2공구 2만3000평 부지에 1300억원을 투입해 3공장을 건립했다. 3공장은 배터리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분리·분쇄해 만든 가루 형태의 블랙매스를 원료로 습식 제련을 통해 니켈, 코발트, 리튬 등 고순도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로써 성일하이텍은 기존 1·2공장과 3공장 생산량을 모두 합산하면 전기차 약 40만대 생산이 가능한 원료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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