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4일 윤석열씨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서 이후 헌법재판소에 남아 있는 사건들의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을 끕니다. 21만751명의 게이머들도 헌재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가 기관의 게임 사전 검열'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는 까닭입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이 헌재에 계류 중입니다.
4일 오전 11시21분 서울 광화문 인근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듣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앞서 유튜버 김성회 등 21만751명은 지난해 10월 헌재에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청구인 숫자는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 위생 조건 위헌 확인 사건' 청구인 9만5988명의 두 배로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해당 조항은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의 제작 또는 반입을 금지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청구인들은 이처럼 애매한 조항이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위원의 자의적 해석에 힘을 실어, 게임 유통은 물론 게이머의 문화 향유권 등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합니다.
헌재 제2지정 재판부는 올해 1월7일, 이 사건을 전원 재판부에 회부했습니다.
게임법 헌법소원은 '대통령 파면 이후 최대 국민 관심사'라는 점에서, 헌재가 우선순위로 둘지 여부가 관심을 끄는데요. 청구인 수 자체로는 심리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 설명입니다. 법원은 청구인의 피해 정도와 쟁점 등 다양한 요인을 따져보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엔 헌재가 청구인 수를 기준으로 사건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습니다.
강지현 리율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중요성이 있다고 해도 쟁점과 다툼이 많은 사건이라면 늦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고 중요한 사건인데 쟁점 자체가 별로 없다면 빨리 끝날 수도 있어서, 청구인이 많다고 해서 사건이 빨리 끝나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범죄 구성 요건과 형벌이 명확해야 한다는 명확성의 원칙 △게이머의 문화 향유권 △게임 제작자의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 침해 여부 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청구인 측은 국회가 헌재에 빠른 판단을 촉구한 점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사무처)·헌법재판연구원 국정감사 당시,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이 영화·드라마·음악 등과 달리 게임만 사전 검열케 해 차별 대우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정 위원장은 '오징어게임'이 드라마가 아닌 게임으로 제작됐다면 규제 대상이었을 거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사건 대리인 이철우 변호사는 "사회적 관심 정도가 사건 처리 우선순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난 국감 때 법사위의 신속한 주문 요청이 있었는데, 그에 따라 헌재에서 이 사건이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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