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지난해 해운·항만기업 30여개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성숙도를 조사했는데,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여타 산업에 비해 상당히 뒤처진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인공지능(AI)를 도입한 비율도 14%에 그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시황이 나빠졌을 경우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AI 트랜스포메이션(AX) 기반 해양산업 스마트 혁신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안병길 사장은 "업계는 업계대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AI를 도입해 무엇을 얻는지, 체감할 수 있는 효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며 "AI 전문기업들은 해운·항만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투자에 인색하고 정보에 어두워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다고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AI 트랜스포메이션(AX) 기반 해양산업 스마트 혁신 전략'에 대해 밝혔다. (사진=한국해양진흥공사)
이에 따라 해진공은 해양기업 AI 역량 제고, 해양산업 AI 기술 육성, AX 기반 미래 대응 등 3대 추진전략을 수립하는 등 올해 원스톱 AX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키로 했습니다. 내년에는 AX 플랫폼?패키지 서비스를, 2027년에는 AI 융합·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안 사장은 "AX 지원 전략의 미션은 해양산업 AI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며 "AI 중심 디지털로 우리 해양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개년 목표와 관련해 "올해 해운을 중심으로 항만과 물류업계 AI 도입과 확산을 지원해 원스탑, AX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업계가 AI 솔루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과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할 것으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 AI 기반 해운?항만 위기대응을 지원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2027년에는 선박관리 등 연관산업으로 AX 지원을 확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해운?항만?물류 등 AX를 이끄는 전문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뒤에서는 디지털 성숙도 진단과 전환을 위한 컨설팅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AI 사업화와 솔루션 보급을 통해 AI의 업계 확산을 주도한다는 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가시적 성과를 위한 올해 5대 추진과제는 AX 종합지원체계 마련, AI 에이전트 개발, AI 오픈랩(Open-lab) 제공, AI 퀵 이노베이션(Quick Innovation) 지원, AX 플랫폼 개발 등을 제시했습니다.
AX 종합지원체계는 디지털 성숙도 진단에 그치지 않고 자원과 현황을 조사해 AI 도입을 위한 기술·활용에 관한 교육·컨설팅·기술검증(PoC)을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더욱이 성공 사례 발굴 등 가시적 성과를 찾아 AI 전문기업들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개발과 관련해서는 업계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시황보고서를 AI 챗봇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입니다. 해당 전략은 다양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고 맞춤형 보고서까지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AI 트랜스포메이션(AX) 기반 해양산업 스마트 혁신 전략'에 대해 밝혔다. (사진=뉴시스)
AI 오픈랩 제공은 해양산업뿐만 아니라 AI 확산에 필수적인 GPU, 인프라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입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시험 가동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개발·지원의 AI 퀵 이노베이션과 함께 AI 생태계 형성에 핵심 요체가 될 전망입니다.
안 사장은 "해양산업 현장은 물론 해양산업을 타깃으로 하는 AI 전문기업들이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장 인력 및 예산 문제로 첨단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는데 제약이 있을 것이다. (AI 퀵 이노베이션은) AI 서비스를 짧은 시간에 개발·검증해 볼 수 있도록 AI 전문가를 투입해 프로토타입 개발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GPU 팜(FARM)을 제공하는 기업들과 연계해 실제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식입니다. AI 도입에 따른 효과를 빠른 시간에 검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등 수요·공급을 연결하는 생태계가 조성되는 겁니다.
관건은 해진공이 해양산업 기업들에게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한국진흥정보사회진흥원이나 정보통신진흥원 등처럼 관련 지원 예산에 대한 일명 '바우처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관련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해진공 측은 바우처 사업을 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또 필요할 경우 시행령에 담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해진공 고위 관계자는 "우선 GPU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생태계에 있는 공급 기업들이 기술 개발 등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은 제공할 것"이라며 "이걸 구체화시키는 것이 AX 플랫폼 구축"이라며 "사용료가 발생하면 우리가 대신 납부하는 식으로 해당 선사나 기업들에게 직접 현금 지원이 아닌 서비스를 지원하는 형태로 현재 계획을 수립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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