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대선 국면에서 왜 국가의 역할 재정립, 대전환을 그토록 강조하느냐?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속 깊은 서원(誓願)이라고 할까? 아니면 20세 이후 삶의 사상 철학이라고 할까? 대충 그 근처 어디에 있는 내 인생의 중요한 테마요 아젠다이기 때문이다.
어떤 테마냐?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계급 운동'을 펼치자는 것이다. 영어로는 '뉴 클래스 운동(New class movement)'이라고 해두자.
우리 시대의 훌륭한 혁신 지도자였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 우리나라의 주류 사회를 재벌 대기업 중심에서 기술 기반 중벤스(중소·벤처·스타트업) 중심으로 새 길을 개척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김대중 시대의 벤처 군단 신계급 운동을 여러 가지 이유로 분칠한 말이 '신지식인 운동'이었고 노무현 시대에는 중국 등 글로벌 경쟁에 도전하는 창업 국가 붐을 일으켰다.
한국을 대표하는 K-컬처, 드라마, 뮤직, 푸드, 웹툰, 화장품 등등은 기술 기반 중벤스가 한 것이지 재벌들이 한 것이 아니다. 또 재벌들의 전유물이었던 중후장대한 반도체, IT, 자동차, 에너지 등 분야도 날고 기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벤처·스타트업이 차고 넘친다. 이들에게 돈만 넉넉히 공급해주면 다른 문제는 알아서들 잘 풀어간다.
삼성, 현대, SK, LG 등 재벌의 피를 이어받은 기업들은 과거 정경유착, 관경일체 속에서 엄청난 특혜를 받으면서 커왔다. 이제는 기술 기반 중벤스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아야 될 차례다. 그렇게 할 때만이 한국 사회의 신(新)계급 뉴 클래스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할 때만이 '먹사니즘'을 위한 진정한 질적 경제성장도 이루어진다.
내 눈에는 재벌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과 은행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본다. 그렇게 벌어서 쌓아둔 재벌들의 1000조원이나 되는 사내 유보금을 투자 운운하면서 건들면 (그들에게 고용된) 곳곳에 박혀 있는 개 떼들이 나서서 성토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재벌들한테 손 벌리지 말고 1000조원 굴리는 68개 법정기금의 기술 기반 중벤스 의무 투자법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또한 국가 즉,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재정립, 대전환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해서 다음 대통령 임기 5년이 지나면 '새로운 계급, 기술 기반 중벤스'가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어 있길 빌고 또 빌어본다.
※(주의) 재벌과 원수 되자는 것은 아니고 일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것이다.
[68기금 혁명]
http://youtu.be/CAGVB-3M-ag
[68개 기금 현황]
http://bit.ly/4i9890P
정재호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 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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