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행동 'OOC' 성료했지만…K리더십 UN 유치 '관건'
사흘간 해양 리더십 보인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
"더 나은 바다를 향한 한국 리더십·국제 행동 이끌었다"
76개 도전적 행동 '코리아 블루 액션 플랜' 선언
OOC서 멈춰선 안돼…4차 유엔해양총회 유치 '관건'
해양 슈퍼 사이클 주도…K리더십, 전략적 의제 선점해야
2025-04-30 22:23:21 2025-04-30 22:34:33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인류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모두 행동에 나서야한다는 '아워 오션, 아워 액션(Our Ocean, Our Action)'을 주제로 3일간 열린 고위급 해양 국제회의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가 성료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제10차 OOC는 더 나은 바다를 향한 한국의 리더십과 국제사회의 행동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지속가능어업, 해양경제, 해양오염, 해양보호구역, 해양안보 6가지 영역에 걸쳐 3조7593억원(약 26억5000만 달러) 규모, 76개 도전적 행동의 '코리아 블루 액션 플랜(Korea Blue Action Plan)'을 선언했습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30일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 폐회식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총 277개 공약, 투자 예산 91억 달러 성과
 
특히 전 세계가 직면한 해양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 논의에 이어 각국의 총 277개 공약, 투자 예산 91억 달러가 발표된 점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핵심공약 중 우리나라는 전세계 해양보호구역 논의에 적극적인 역할 수행, 해운 친환경 연료 전환 및 글로벌 친환경 연료 공급망 구축 논의에 적극 참여합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글로벌 투명성 헌장(Global Charter for Fisheries Transparency)의 중요성 공감 및 단계적인 이행,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핵심 문제 중 하나인 어구에 대한 전주기 관리 정책을 추진합니다.
 
OOC 본회의 중 '해양보호구역' 의제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 및 해양 면적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30 by 30'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이 중점적으로 다뤄졌습니다. 
 
공해상 생물다양성협약(BBNJ) 이행과 극지 보호구역 확대 등을 통해 보호구역의 양적 확대 추진과 지정의 과학적 근거 등 질적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됐습니다. '해양경제' 의제에서는 지속가능한 해양 활용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제시 등 블루이코노미 촉진 방안이 주요 논제로 떠올랐습니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 오른쪽부터)과 김성범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이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기후변화' 의제에서는 해양을 통한 탄소 감축 및 흡수 확대 전략이 논의의 중심에 섰습니다. 국제 해운의 탈탄소화, 블루카본 생태계 보전, 이를 뒷받침할 재원 확보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되며, 해양 분야에서의 기후 행동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습니다.
 
'지속가능한 어업' 의제에서는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실질적 행동이 논의됐습니다. 정부, 지역수산기구, 민간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어업행위 및 수산물 유통 관리 역량 강화와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해양오염' 의제에서는 해양 플라스틱과 어구 폐기물 등 오염원별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됐습니다. 특히 해변 정화 활동 등 시민사회의 참여 사례가 주목받으며,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공동 대응의 중요성 등 인식을 제고했습니다.
 
'해양안보' 의제에서는 전 세계 공급망의 중심축인 해양의 안정적 질서 유지를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해상교통로 보호, 해적 및 불법조업 대응, 해양안보 거버넌스 강화 등의 중요 의제가 다뤄졌습니다.
 
개최국 선정 특별 의제인 '해양디지털' 세션에서는 자율운항선박, 스마트 양식업, 자동화 항만 등 다양한 사례가 공유됐습니다. 지난 10년간 OOC가 이룬 성과를 분석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10주년 특별세션에서는 총 478개 단체가 2618건(재정 투입 약 1601억 달러 규모)의 자발적 공약을 발표했던 이행 사항을 점검했습니다. 
 
약 81%의 공약이 이행됐거나 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3%인 1130건은 이행을 완료했고 38%인 1005건은 현재 진행 중인 겁니다. 이는 OOC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에 참가해 주요 연구성과와 기술개발 현황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공약 분야별로는 해양오염 관련 공약이 50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금액 기준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866억 달러(전체의 54%)가 집중됐습니다.
 
더욱이 필리핀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렌즈 나다니엘 루야오(Renz Nathaniel Luyao)의 '산호초 5% 생존', '어획량 70% 감소', '생선의 미세 플라스틱' 발언은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실천 계기의 공감대를 불러왔다는 평가입니다.
 
자선재단 퓨(Pew)는 전 세계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200만㎢ 면적의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한 성과를 공유하며 해양보호구역 설정을 위한 각국의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국내 해운·조선 기업의 우수한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해운·조선 비즈니스 써밋'에서는 가이 플래튼(Guy Platten) 국제해운회의소(ICS) 사무총장, 국제해사기구(IMO) 관계자, 각국 대표단 및 글로벌기업 리더들이 참석해 친환경 선박 기술 로드맵, 해운업의 탄소중립 전략 등 주요 글로벌 이슈를 논의했습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 "지난 3일간 전 세계 해양 리더는 해양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했고 약 91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실천 공약 277개를 발표했다"며 "대한민국은 이번 회의에서 해양디지털이란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고 기업과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다양한 협력 기반을 넓혔다"고 강조했습니다.
 
 
28일 OOC 공동행동 네트워크가 부산 벡스코에서 바다를 위한 한국 시민사회의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OOC 공동행동 네트워크)
 
해양 슈퍼사이클 리더십…유엔해양총회 유치
 
그럼에도 갈 길은 아직 멉니다.
 
이번 아워오션 콘퍼런스에서의 논의 등 해양분야 국제협력과 행동의 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큰 틀의 거대 담론장이 요구됩니다. 미국 국무부 주도로 이어져온 해양 관련 논의 형태의 OOC와 달리 193개 국가의 유엔(UN) 회원국이 모이는 가장 큰 협력체인 유엔해양총회(UNOC)에 시선이 쏠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해양 관련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양 슈퍼 사이클 주도도 맞물려 있어 2028년 4차 UNOC 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번에 주최한 OOC 행사는 의미가 크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선언한 해양 보전, 지속 가능한 해양 자원 활용 등 도전적 행동은 오는 6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제3차 UNOC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행동 논의의 구체화를 이끌 수 있는 데다, OOC에서 얻어진 중요 아젠다의 제언은 우리나라 리더십을 더욱 공고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이 될 수 있다는 복안입니다.
 
이번 OOC에 참석한 피터 톰슨 국제연합(UN) 해양 특사도 "해양 보전, 지속 가능한 해양 자원 활용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OOC 회의 결과는 UNOC로 연결될 것"이라며 "이번 UNOC에서는 높아지는 해수면에 대비하기 위한 협의체 출범과 함께 한국은 해양자원을 통한 식량 안보, 빈곤퇴치 등에서 중요한 제언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강도형 장관은 "제10차 OOC를 계기로 더 나은 바다를 향한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국제사회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제10차 OOC의 성공적 개최를 발판으로 앞으로도 책임 있는 선진 해양국가로서 지속 가능한 해양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폐회사를 통해서는 "대한민국은 해양분야 국제협력과 행동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칠레와 함께 제4차 유엔오션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를 희망한다. 아워오션 콘퍼런스에서의 논의가 유엔오션 컨퍼런스로 이어지고 다시 행동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한국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며 제4차 UNOC 유치를 위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우리의 푸른 미래로 항해하다–연결, 혁신 그리고 번영'을 주제로 내달 1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해양관계 장관회의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피터 톰슨 국제연합(UN) 해양 특사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부산=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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