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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SK(003600)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가 미국에서 독자 설립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설립 1년 만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로부터 첫 외부 자금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유치와 함께 국내 진출을 위한 인재 영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SK그룹이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4차 퀀텀 점프'를 선언한 가운데, 민정 씨의 AI 헬스케어 플랫폼이 그룹 전략과 중장기적 협업을 이룰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인테그랄헬스)
최태원 차녀 최민정 씨, 창업 1년 만에 실리콘밸리 투자 유치 성과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민정 씨가 지난해 창립한 ‘인테그랄헬스(Integral Health)’가 지난 4월 초 실리콘밸리 기반 한국계 VC인 아시아투지(ASIA2G CAPITAL)로부터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외부 자금을 확보했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300만달러(약 40억원) 규모로 전해진다.
민정씨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딸이다. 다른 형제로는 언니인 최윤정 ㈜SK 성장지원담당 겸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과 남동생인 최인근 SK E&S 매니저가 있다. 앞서 최민정 씨는 중국 상위 10위권 투자회사인 ‘홍이투자’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업무 경력을 쌓았다. 2019년에는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고, 2022년 초 휴직 후 퇴사한 바 있다.
인테그랄헬스는 AI를 활용해 정신건강, 행동의학 등 행동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미국 내 헬스케어 기관·보험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대면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환자의 정서·인지·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사와 AI 기반 코디네이터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에는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 정신과 전문의, UC버클리 LLM 연구진 등이 합류해 기술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첫 투자 유치와 함께 최근엔 국내에서 인공지능 개발 직군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을 시작하며 사업을 확대 중이다. 시장에서는 기술 개발 역량 확보는 물론 향후 한국 및 아시아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사인 ASIA2G 캐피털은 단순 투자보다는 LP(유한책임출자자)들도 직접 스타트업 육성에 참여하는 ‘하이브리드 VC’ 모델을 지향하는 곳 중 하나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한국 및 아시아 AI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포석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투지캐피털 측은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국 내 임상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병목을 AI 기술 기반의 비대면 플랫폼으로 해결하는 인터그랄헬스의 전략에 공감했다”며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기존 의료 시스템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등 장기 성장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AI·반도체 중심 ‘4차 퀀텀 점프’ 선언한 SK…향후 시너지 주목
이번 투자 유치 이후 인테그랄헬스가 SK그룹과 향후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는 최근 반도체·AI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제시하며, 전 계열사의 역량을 AI 중심으로 통합하는 ‘제4의 퀀텀 점프’를 추진 중이다.
SK그룹이 공개한 역대 퀀텀점프 사업 내용. (사진=SK그룹)
최태원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출발점으로, 건설·네트워크 운영·반도체 공급망·에너지 인프라 등 그룹 내 핵심 사업군을 연결해 모든 경영 활동에 AI 인프라를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러한 전사적 AI 전환 흐름 속에서 오너 3세인 최민정 씨가 운영하는 기업 대 기업(B2B) 기반 AI 헬스케어 플랫폼 역시 SK의 중장기 전략과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는 그룹 외부에서 독립 경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SK텔레콤(017670)이나
SK바이오팜(326030) 등과 협업하거나, 디지털 치료제(DTx) 및 데이터 기반 서비스 연계를 추진할 경우 일정 수준의 내부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외부 독립 경영 체제지만, 정신건강 플랫폼은 바이오와 ICT를 아우르는 융합 기술로 SK그룹의 방향성과 결이 맞닿아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 제휴, 기술 공동개발, 혹은 플랫폼 내 SK 계열사 자원 연동까지도 고려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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