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추격하는 일본…‘국립 조선소’ 카드로 경쟁 나서
국립조선소 추진 등 경쟁력 확보나서
K-조선, 미 조선 시장 발 빠르게 공략
“상선 분야 일본 조선 경쟁력 제한적”
2025-06-30 15:25:43 2025-06-30 15:25:4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일본이 ‘국립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는 등 자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면서 K-조선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상선·함정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들은 현지 조선소 인수, 기술 제휴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 조선업이 쇠퇴한 만큼 상선 분야에서 K-조선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말 인수한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자국 조선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설 확충을 추진 중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국가가 직접 조선소를 짓고 민간 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방식으로 국립 조선소 설립을 검토 중입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조선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선박 생산량을 2배로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궁극적으로 미 정부에 조선업을 협상카드로 활용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적은 좋지 않습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신규 선박 수주 점유율은 9%로 한국(16%)의 약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한국 조선업체들은 이미 미국 시장을 발 빠르게 공략하고 있습니다. HD현대는 지난 19일(현지시각) 현지 조선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전략적 포괄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2028년까지 ECO 조선소에서 중형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을 공동 건조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외에도 지난 4월 미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및 방산 분야 핵심 기자재 업체인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미 함정 분야 진출도 타진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지난해 말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현지 생산역량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및 상선 건조의 거점으로 키워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한화오션의 미 해운 법인인 한화쉬핑은 국내에서 건조한 선박의 국적을 미국으로 전환(리플래깅)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이에 미 해군 함정 시장에서 ‘한일전’은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 7함대가 주둔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일본 도쿄만 근처에 위치해 일본 조선업 역량이 회복되면 미 항공모함과 구축함, 잠수함 등의 MRO를 도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일본 조선업이 K-조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상선 분야에서는 일본이 한국이나 중국과 대놓고 경쟁을 하진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함정 MRO 분야를 전략적으로 포커싱한다면, 경쟁력은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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