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채솟값 들썩…밥상 물가에 한숨만
채솟값 비롯 농수산물 가격 비상
"식비를 아껴도 월 25만원 이상은 기본"
2025-07-03 14:29:11 2025-07-03 15:33:29
서울 시내 대형마트 내 채소류 매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이른 폭염으로 시금치, 상추, 얼갈이배추, 열무 등 채솟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소류를 비롯해 전반적인 식탁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시금치(100g)의 소매가격은 지난 2일 기준 1002원으로 한 달 전보다 49.6% 상승했습니다. 시금치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한 작물로 노지 재배가 어려워지면 가격이 급등합니다. 
 
시금치 외에도 배추(1포기) 3688원, 브로콜리(1개) 2142원, 상추(100g) 1027원, 얼갈이배추(1kg) 2444원, 열무(1kg) 2598원 등 대부분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채소 가격 급등은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된 폭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배추 등 주요 채소는 고온과 과습에 취약해 작황 부진이 잦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배추 재배 면적은 3418헥타르(ha)로 평년(최근 5년 평균) 대비 2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올해 배추 생산량은 평년 대비 24.4% 감소한 23만 6000톤으로 예상됩니다. 
 
"식비를 아껴도 월 25만원 이상은 기본"
 
채솟값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정된 물량이 여러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기까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주부 박모(60·여)씨는 "시금치, 열무 등의 가격이 비싸서 당분간은 사 먹지 않으려고 한다. 여름에 열무김치를 담그는 데 올해는 묵은지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영업자 김모(35·여)씨는 "장을 볼때마다 가격이 올라서 부담스럽다. 1인 가구로서 대용량으로 쟁여두기도 쉽지 않다"면서도 "식비를 아무리 아껴도 월 25만원 이상은 기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 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수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7.4% 상승했습니다. 가공식품은 4.6% 상승해 2023년 11월(5.1%)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라면은 6.9% 상승해 2023년 9월(7.2%)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게 되면 개별 가게 식비 지출 비중이 늘어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외식비 상승 요인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에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채소 위주로 수급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비축분을 제공하거나 수입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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