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먹구름 정유업계…하반기 엇갈린 전망
공급과잉·수요부진에 2Q 실적 빨간불
6월 정제마진 10달러대…성수기 진입
글로벌 불확실성 커 하반기 낙관 일러
2025-07-08 12:58:11 2025-07-08 14:59:11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국내 정유사들의 오는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미국이 유가 하락을 유도하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도 증산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한 탓입니다. 최근 정제마진 개선으로 하반기엔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 아직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증권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영업손실 144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분기 영업손실 215억원보다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손실 2015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손실 2154억원과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적 악화의 주된 이유로는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꼽힙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8000배럴(bbl)씩 늘렸습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톨령이 ‘반값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며 국제 유가를 낮추기 위해 힘을 쏟고 있어 국제 원유 가격은 당분간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에게 비싸게 산 원유로 정제한 석유제품을 싼값에 판매하는 ‘역래깅’ 현상을 초래합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 무역 장벽 강화로 석유제품 수요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4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기존 1일 103만배럴에서 73만배럴로 축소한 바 있습니다. 내년 전망치도 69만배럴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서부 도시 아티라우에 작동을 멈춘 원유시추기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기준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0.5달러로 올해 1월 다섯째 주 5.4달러 대비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는 항공유와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 휴가철에 진입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인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나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글로벌 공급망이 줄어들고 있고, 정제마진 회복세도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도 노려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미중 무역 갈등, 관세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 수요 반등이 이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이 일부 반등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주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 측면의 영향으로 판단된다”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이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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