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다시 ‘유예’…“불확실성 최대치”
트럼프, 관세 유예 서명…시간 확보 성격
한국에 관세 서한 “8월1일부터 25% 부과”
트럼프의 ‘조변석개’…재계 안도·불안 공존
“트럼프 불확실성 무기…휘둘리지 말아야”
2025-07-08 15:47:21 2025-07-08 15:47:2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로 또다시 연기하자 재계에서는 일단 협상 시간 확보에 따른 안도의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하지만 사전에 확보한 비관세 재고가 거의 소진되는 등 대응 여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따른 불확실성이 최대치로 커지며 한숨만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재계는 또 한번의 유예 기간을 얻은 만큼 정부의 협상 결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을 무기화해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패턴에 휘둘리지 않는 협상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2일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7(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81일까지로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9일 내린 행정명령에서 외국 무역 파트너에 대해 미 동부시간으로 ‘7901분까지로 정한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설정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한 번 연장한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9일까지 모든 무역 합의를 끝내겠다던 장담과 달리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상호관세를 당장 강행하기보다는 관세율을 유지한 채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하려는 성격이 짙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을 수신자로 지정해 한국에 8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통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무역 관련 서한에서 우리의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상호주의와 거리가 멀었다“20258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겨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 관세 서한과 관련한 질문에 상대국이 마음에 드는 제안을 하면 81일 관세 부과일도 조정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여전한 조변석개’식 행보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상호관세 서한 (사진=연합뉴스)
 
상호관세 부과가 연기됨에 따라 일단 시간을 번 재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로 불확실성이 최대치로 높아지자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는 한편, 유예 기간 동안 정부의 협상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상호관세가 바로 시작된다고 했었는데 시행 시점이 유예돼 안도감이 들기는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상호관세까지 맞아버리면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돼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개별 기업은 관세 협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정부의 협상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결국 트럼프 마음이라 도무지 예측하기가 어렵다이번에 한국을 지목해 관세 통보를 한 것은 동맹국한테 강하게 받아내서 다른 국가에 더 크게 요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에 노동계도 규탄의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초합총연맹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미국의 부당한 관세 압박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재명정부가 무역협상에 총력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한국 정부는 81일까지의 유예기간 동안 관세 철회를 위한 실질적이고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과 관련해 사실상 관세 부과가 연기된 것으로 보고 협상에 진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서한을 공개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새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서한으로 8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것으로 보고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상호 호혜적인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확실성을 무기화해 압박하는 패턴이 보이는 만큼 이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에 굉장히 위협을 해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이후 협상의 시간을 준 뒤 미국이 생각하는 실리를 충분히 챙겼다고 판단할 때 타결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상호관세 부과 유예 기간으로 정한 81일도 파이널(최종)한 건 아니고 각국 상황에 따라 미국이 원하는 걸 얻어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협상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81일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고 우리 협상 목표를 명확히 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익의 균형을 취해야 한다협상을 빨리 하는게 우리한테 유리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미국의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에 한국이 기여할 부분도 많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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