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 속 공매도·인버스 투자 급증…차익 실현 심리 확산
공매도 잔고 97조 돌파…코스닥도 3조9000억 육박
곱버스 ETF 순매수 1위…상승장에 손실 커졌다
2025-07-15 16:46:46 2025-07-15 16:46:4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올해 들어 33% 넘게 급등하며 3200선을 돌파했지만 차익 실현과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단기간 급등으로 고점 부담과 조정 우려가 퍼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일시 위축될 수 있지만 공매도 청산(숏커버링) 과정에서 오히려 지수 상승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내 증시의 공매도 잔고는 97조660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지난 3월31일(3조9156억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131% 급증한 규모입니다. 특히 이재명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한 달하고 열흘 만에 공매도 잔고는 16조원 넘게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반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잔고도 같은 기간 1조7933억원에서 3조9287억원으로 119% 증가하며 재개 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은 0.52%에서 0.96%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이 같은 흐름은 중소형주 투자자들의 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대차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9일 기준 대차잔고는 97조723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4조1000억원이 증가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대차잔고 확대를 공매도 수요 증가뿐 아니라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 성향 강화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34.0% 상승해 3213.92로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2033조5081억원에서 2629조9214억원으로 약 596조원 늘어나며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심리가 시장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간 크게 오른 만큼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과 기업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늘리고 있다"며 "공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수가 추가 상승한다면 강한 숏커버링(되사기 매수) 흐름도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공매도를 통해 하락에 대비하는 움직임과 함께 ETF 시장에서도 하락장에 베팅하는 자금 유입이 늘고 있습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 ETF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2054억원)입니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2배 역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으로 코스피200선물지수가 1% 하락하면 2%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투자자등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조정 가능성을 우려해 코스피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코스피는 최근 일주일간 00%(8일 3114.95 → 14일 3202.03) 상승했고 특히 전일(14일)에는 종가 기준 약 3년10개월 만에 3200선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8.54로 집계됐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로 설계된 만큼 상승장에서는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인버스 ETF는 매 거래일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할 경우 기대 이하의 수익을 얻거나 손실이 커질 위험이 있다"며 "특히 곱버스 ETF는 단기 대응용 상품인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와 인버스 거래가 늘어난 만큼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공매도 물량이 청산되는 과정에서 매수세로 전환돼 지수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와 인버스 ETF 거래가 많아졌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단기 조정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과거에도 공매도 잔고가 높은 상태에서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간 사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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