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케미칼, 대규모 투자에 차입 부담…이자비용 '눈덩이'
3년째 적자에 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한계기업 분류
업황 부진· 투자금 회수 지연에 재무구조 악화 가속화
2025-07-24 06:00:00 2025-07-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2일 14: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최근 수년간 이어온 대규모 투자와 경기 침체 여파로 재무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3년간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투자 지속으로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단기간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총차입금 10조원 넘어서…현금성자산은 달랑 ‘4조원’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10조240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만 해도 6조6244억원에 달해 차입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다. 단기부채 상환 압박도 무겁다. 롯데케미칼의 단기성부채는 차입금및사채 4조613억원, 기타금융부채 1조4197억원, 기타유동부채 2464억원 등 총 5조7274억원에 이른다.
 
보유한 유동자산으로는 단기부채를 모두 갚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3조944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비롯해 단기금융상품 4600억원, 기타금융자산 891억원, 기타유동자산 3299억원을 모두 합쳐도 약 3조9734억원으로 4조원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며 현금창출력이 소위 말해 ‘제로’인 상태라는 점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266억원, 당기순손익도 -246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역시 5조861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4조9018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적자 지속과 함께 적지 않은 차입이 이뤄지며 이자비용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 1분기 롯데케미칼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 등에서 발생한 이자비용만 151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3년간 지속되면서 회사의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5.09배, 2023년 –0.92배, 지난해 –2.12배로 3년 연속 1배 이하를 기록해 한계기업으로 분류되는 상태이며 올 1분기 역시 –1.31배를 기록했다. 순차입금/EBITDA도 9.6배에 달해 재무레버리지가 상당히 높은 상태다.
 
 
업계 과잉공급 지속 전망에 '속수무책'
 
이 같은 재무 압박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은 그간 대규모 투자 지속해왔다. 지난 2022년 1.8조억원, 2023년 1.5조원, 지난해에도 1.2조원가량의 투자금이 집행됐다. 투자금은 주로 신규 생산설비 증설과 유지보수, 그리고 신사업 진출 등에 쓰였다. 문제는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와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부진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기대했던 수익 창출이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도 빠르게 악화됐다. 흑자를 기록했던 2021년 말 48%였던 부채비율은 적자로 돌아선 2022년 55.1%, 2023년 65.5%, 올해 1분기에는 71.5%까지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2021년~올 1분기) 16%에서 29.5%로 올라섰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차입에 의존해 투자를 이어가다 보니 재무구조가 점점 불안정해지는 모습이다.
 
향후 업황 개선과 신규 설비의 조기 가동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고, 대규모 설비 증설 효과도 본격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자부담이 당분간은 줄어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중국 주도의 올레핀 증설 물량이 상당해 앞으로 몇 년간은 과잉공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실적 악화와 이자부담 증가는 명백한 리스크”라며 “앞으로 업황 회복 속도와 투자금 회수 여부에 따라 신용지표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 1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를 차환 없이 상환하고 있다. 회사는 올 상반기 38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했고, 하반기에도 만기가 도래하는 54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전액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차환 없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상환을 택한 것은 최근 신용등급 하락(AA→AA-)으로 인해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됐다는 사실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해서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또다시 차환을 해 이자비용을 높이는 것보다 현금으로 빠르게 상환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다만 만기가 다가왔을 때 이를 현금성자산으로 감당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지 등은 시기가 돼 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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