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규 공장 돌린 두산퓨얼셀…수익성 회복까지 '험로'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 '경고등'…현금창출력 과제
수소입찰시장 저마진·SOFC 초기비용 겹쳐
단기 수익성 회복 ‘난항’
2025-08-26 06:00:00 2025-08-2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1일 16: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두산퓨얼셀(336260)이 올해 상반기 외형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적자로 돌아서며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새만금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공장의 본격 양산 개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초기 가동비용이 재무부담으로 작용한데다 수소입찰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한 탓에 단기간 내 수익성을 유의미하게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두산퓨얼셀)
 
상반기 매출 90% 급증에도 ‘적자전환’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의 올 상반기 매출은 22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1% 증가했다. 지난해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프로젝트의 주기기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외형이 확대된 덕분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3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38억원의 흑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1분기 영업손실은 116억원에 달했다. 원가율이 높은 제품 출하와 초기 고정비 부담이 겹쳤기 때문이다. 다만 2분기에는 적자가 –19억원으로 줄며 다소 개선됐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분기에는 수익성이 떨어졌던 게 맞지만 2분기부터는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갈수록 현금창출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전체 수익성이 떨어진 만큼 재무안정성도 악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136.5%였던 부채비율은 올 2분기 153.8%까지 높아졌다. 현금흐름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동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6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476억원) 대비 현금 유출 규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SOFC 본격 양산…초기 비용 발생에 ‘재무부담’
 
이러한 가운데 두산퓨얼셀은 지난 7월 새만금 산업단지에 조성한 50MW 규모 SOFC 공장에서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기존 주력인 PAFC(인산형 연료전지)에 이어 SOF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 회사는 SOFC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전원 시장에 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SOFC 스택 파운드리 사업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SOFC는 발전 효율이 높고 적용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제품 양산 초기 단계로, 조업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업계에서는 SOFC 사업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당분간은 고정비 부담이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초기에 생산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공장 가동이 이뤄지다 보니 어느 정도 비용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최근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발전소들이 입찰을 따내기 위해 낮은 단가로 계약을 추진함에 따라 연료전지 제조사들도 수익성보다는 수주 물량 확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은 최근 2년간 입찰시장에서 60~70%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저마진 수주가 늘어나는 만큼 수익성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생산능력(CAPA) 확충에 따른 재고 부담도 커졌다. 올 2분기 기준 두산퓨얼셀의 재고자산은 3869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외형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재고 부담이 줄지 않으면서 운전자본 관리와 현금흐름 제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재무 부담에도 불구하고 두산퓨얼셀은 최근 공모채 발행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 20일 진행한 4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620억원이 몰리며 전액 완판했고,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 첫 공모채에서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다.
 
이는 두산퓨얼셀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시장이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다만 신용등급은 여전히 투자등급 최하단인 BBB에 머물러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두산퓨얼셀의 외형 개선 전망에도 단기간 내 수익성과 재무부담 완화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두산퓨얼셀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지분 34.8%를 보유한 자회사다. 따라서 적자가 두산에너빌리티 연결실적에 반영되며 그룹 차원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계열사 적자가 누적될 경우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구조조정 카드가 다시 꺼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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