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모바일사업부(MX)에서 수익 방어를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가 준 플래그십 라인업인 팬에디션(FE)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두 제품을 포함해 삼성전자는 태블릿, 스마트폰, 이어폰 등 제품 전반에서 올해 5종의 FE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보급형과 플래그십 제품 사이 단계인 FE 라인업을 통해 가성비를 챙겨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9월 출시하는 '갤럭시 버즈3 FE' 포스터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다음 달 스마트폰 ‘갤럭시 S25 FE’와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3 FE’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갤럭시 버즈 3 FE는 전작 ‘갤럭시 버즈 FE’ 이후 2년 만에 공개된 FE 라인업입니다.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순차 출시하는 갤럭시버즈3 FE는 미국 기준 149.99달러로, 국내 출시가는 2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인은 ‘갤럭시 버즈3 프로’와 유사한 커널형으로,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과 갤럭시AI를 지원합니다. 특히 구글 제미나이를 지원하는 첫 번째 웨어러블 FE 제품으로, 사용자는 ‘헤이 구글’과 같은 명령어나 블레이드를 길게 눌러 제미나이를 호출해 일정,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갤럭시 버즈3 시리즈의 음성 통역 기능도 사용 가능한 만큼 AI 기능을 탑재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갤럭시 버즈3 FE가 출시하게 되면 애플의 ‘에어팟4’와 경쟁할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 S25 FE는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 S24 FE’ 대비 카메라 성능, 충전 속도, 디스플레이 등 개선될 전망입니다. 갤럭시 S25 플러스와 동일한 6.7인치 디스플레이에 FE 시리즈 최초로 45W 고속 충전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바일 프로세서(AP)의 경우 삼성전자 엑시노스2400 탑재가 유력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4 FE'.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갤럭시 S20 FE’를 기점으로 FE 모델을 준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달 두 제품 출시하면 올해 선보인 FE 시리즈는 5개(갤럭시 탭 S10?FE, 갤럭시 탭 S10 FE+, 갤럭시Z 플립7 FE)입니다. 매년 1~3개의 제품군을 출시해온 점을 감안하면, FE 라인업이 대폭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 모바일 제품 점유율 방어를 이루기 위한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FE 라인업을 통해 플래그십 라인업보다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가격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하반기 애플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이에 FE 모델이 보급형과 플래그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FE 라인업은 기존 재고 부품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통상 FE 라인업은 전작 플래그십 제품의 부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FE 라인업을 통해 재고를 처리하면서 부품 원가도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FE 라인업을 기존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이어폰, 스마트 워치로 늘리면서 생태계 구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자체 AP ‘엑시노스’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등 타사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 제품의 비중을 높여 삼성전자 내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도 높일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FE 같은 준 플래그십 라인업은 제품 선택권을 넓혀 소비자의 수요에 더 촘촘히 대응할 수 있다”며 “기존 부품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도 이룰 수 있어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