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성SDI, 적자 행진 속 대형 ESS 수주…'반등 vs 압박' 갈림길
3분기 연속 적자에 조단위 영업적자 기록
보유 현금 대비 2배 많은 단기차입금 부담
4분기 실적 반등 기대에도 연간 적자 전망
2025-11-10 06:00:00 2025-11-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6일 15: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삼성SDI(006400)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북미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대형 수주를 따내며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5조원이 넘는 차입 부담과 이자비용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을 회사가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삼성SDI)
 
3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재무구조 ‘빨간불’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518억원, 영업손실 59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0%, 전년 동기 대비 22.5% 각각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전년 동기(영업이익 129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로써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1조4232억원으로, 3개 분기 만에 조 단위 적자에 진입했다.
 
사업별로는 배터리 부문이 실적 악화를 주도했다. 3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2조820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4.8%, 전년 동기 대비 23.2% 각각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6301억원이 발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와 함께 ESS용 배터리의 미국 관세 정책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속된 적자와 매출 감소는 삼성SDI의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SDI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1544억원에 불과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5조1272억원에 달해 현금성자산 규모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기차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차입금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발생하는 이자 부담도 큰 상태다. 삼성SDI의 상반기 이자비용은 166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883억원, 2분기 808억원으로, 3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이자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이자비용은 3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손실과 별개로 이자비용 부담이 순이익 개선을 제약하고 있는 셈이다.
 
 
 
4분기 실적 ‘반등’ vs 단기간 내 턴어라운드 ‘미지수’
 
다만 삼성SDI는 3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됐지만 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세와 더불어 북미 ESS 시장 성장세 등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판매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ESS 사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주에 설립한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 배터리 라인을 가동했으며, 일부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 중이다. 내년 말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을 본격 가동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CAPA)을 연간 30GWh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이 같은 안정적인 CAPA를 기반으로 올해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11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에서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도 확정했다. 최근에는 테슬라와 ESS용 배터리 공급 협상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체결될 경우 연간 10GWh, 금액 기준으로 조 단위 수준의 대형 공급이 기대된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짧은 시간 안에 삼성SDI 실적에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 계약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실적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올 4분기 역시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올해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LFP 라인 가동 본격화로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전까지는 ‘버티기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 내 배터리 라인 전환과 신규 ESS 프로젝트 등이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간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재무부담이 누적돼온 만큼 단기간 내 이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