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6·3 지방선거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면서 장고를 거듭 중입니다. 그러면서 최근엔 공개 발언을 통해 이재명정부와 상대 후보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을 연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시장직을 이용한 사실상 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입니다. 보다 못한 박찬대 의원은 "말만 하지 말고 링 위로 올라와 제대로 겨뤄보자"며 응수, 출마를 종용하고 있습니다.
14일 오전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시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유 시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 전쟁에 따른 민생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1657억원 규모의 '인천형 민생지원 추경'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5~7월 지역화폐인 인천이(e)음 캐시백을 확대한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80%, 지자체가 20% 부담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해선 825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여야가 합의한 정책에는 빚을 내 대응하면서, 인천시가 직접 쓸 수 있는 예산에는 '인천형'이라는 이름을 붙여 유 시장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모양새입니다. 유 시장의 이번 계획은 8회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말 박남춘 전 시장이 인천 시민 모두에게 일상회복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한 것처럼 '선거용 예산'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유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직격했습니다. 그는 "지방교부세는 지방정부 자주 재원이다. 중앙정부가 용도를 정하는 것은 지방자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공항 운영사 통폐합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 이번 추경에서 인천 시민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시장은 전날엔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인 박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유 시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의원이 국회의원을 하면서 인천을 위해 일을 한 게 없다"며 "지역 문제에 얼마만큼 관심을 가졌는지, 뭘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시장은 오는 1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F1그랑프리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브리핑합니다. 사업 타당성, 현실성 논란으로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던 사업인 만큼 선거 전에 논란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렇게 출마를 미루고 시장직을 이용해 사실상 선거운동을 이어가는 유 시장에 대해 박찬대 의원은 "정치적 행보"라며 꼬집었습니다.
14일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하나금융타운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박찬대 의원실)
박 의원은 이날 청라 하나금융타운 현장 점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채를 내 고유가 피해지원금 20%를 부담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 행보"라고 했습니다. 박 의원은 전날에도 입장문을 내 "나는 연안 앞바다 야간 조업, 고등법원과 해사국제상사법원 유치 등의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정부와 끊임없이 소통해 왔다"며 "(유 시장은) 말만 하지 말고 링 안에서 제대로 겨뤄보자"고 반격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인천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유 시장의 행보를 비판합니다. 한 광역의원 출마자는 "유 시장은 우리 당의 현직 최고참이다. 인천 지방선거 전체를 지휘해야 하는 위치"라며 "자신이 중심이 돼야 하는데, 본인 선거만 생각하는 것 같다. 당 상황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라고 헸습니다.
유 시장은 2018년 7회 지방선거 당시에도 선거를 29일 앞둔 5월15일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현재 인천시청 정무직들은 이번주 사직서를 내고 캠프를 차릴 걸로 알려졌습니다. 고위 공직자의 사직서 처리가 2주 정도 걸리고, 이들이 퇴직한 뒤 선거를 준비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유 시자은 빨라도 5월 둘째 주, 늦으면 후보 등록 기한인 5월 14~15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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