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는 ‘패키지딜’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극심한 만큼,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턴키 계약을 통해 쌍끌이 체제를 갖춘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특성을 살려 AI, 고성능컴퓨팅(HPC) 기업들과 첨단 파운드리 논의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사진=삼성전자)
7일 업계에 따르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맞춤형반도체(ASIC)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와 더불어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4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가동률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4나노 파운드리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들어가는 베이스 다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률이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 안정성 확보에 나서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리사 수 AMD CEO는 지난 3월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하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과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계약하는 패키지딜 수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가지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일괄 공급 구조로 계약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턴키로 확보하려는 고객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다수의 AI·HPC 대형 고객사와 2나노 협력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내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 양산 개시를 목표로 최근 장비 반입을 진행하는 등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 경영진은 테일러 팹을 찾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플이 패키지딜을 추진하게 된다면, TSMC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메모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공급망 유연성이 평소보다 떨어진 상태”라며 “가장 큰 제약 요인은 메모리가 아니라 시스템온칩(SoC)이 생산되는 첨단 공정 노드 공급”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사업부가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 생산 계약을 확보했고, 엔비디아가 공개한 AI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 생산을 준비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의 패키지딜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2나노 등 첨단 공정 수율이 안정돼야 할 것”이라며 “신규 수주로 파운드리 성능을 입증한다면 시장 입지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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