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해군의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하면서 US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앞서나간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추격하는 양상입니다. USV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은 미국 테크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야드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23일 업계에 따르면 해군은 미래 유·무인 전장 복합 전투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 관련 장비 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USV를 비롯해 무인잠수정(UUV)·무인항공기(UAV) 등 지능형 무기체계를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중 USV는 유인함정을 대신해 해역에서 탐색과 근접 교전 임무를 수행해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의 핵심축으로 불립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해군본부로부터 차기 핵심사업인 ‘전투용 무인수상정 개념설계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회사는 이달 중 착수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 12월까지 USV에 적용되는 성능, 기술에 대한 요구 사항을 확정하는 개념설계 사업을 진행합니다. 지난해 미국 팔란티어와도 USV 분야에서 협력한 HD현대중공업은 전투용 무인수상정을 필두로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내 USV 시장은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주도해왔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양무인체계 연구를 시작한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무인수상정 ‘아라곤 1호’의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한 뒤로 현재 소형급부터 대형급까지 해양무기체계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회사에서 개발한 전투체계(CMS)와 한화오션의 특수선 건조 역량,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원격사격장치 및 유도탄 발사대 개발 역량을 종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지난해 4월에는 한화오션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해군의 ‘정찰용 무인잠수정 및 기뢰전 무인수상정 개념설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LIG넥스원은 2015년 감시정찰용 USV ‘해검’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미래전에 대비한 해상 무인화 플랫폼인 해검 시리즈는 임무 장비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검-II와 해검-III, 해검-V를 비롯해 M-Hunter 등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이중 ‘해검-Ⅲ’는 국내 최초로 해상상태 4(최대 파고 2.5m)에서 실해역 내항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열악한 해상 환경에서도 유인전력 없이 24시간 운용이 가능합니다. 지난해에는 방사청과 ‘정찰용 USV 체계개발사업’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USV 개발을 위해 자율운항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내항 성능을 향상하고 AI 플랫폼 확보 등에 매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업체들은 미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은 이달 초 인공지능(AI) 기반 방산 테크기업 안두릴과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안두릴은 AI 기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USV 개발에 속도가 붙을 예정입니다.
이처럼 업계가 USV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USV가 미래 전장의 핵심 전력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아직은 초기 단계인 탓에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USV는 미래전 양상을 고려하면 글로벌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장은 성장세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USV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5%씩 성장해 2033년 19억8000만달러(약 2조82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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